“내 이름은 김봉석” 토비 도슨, 모국에 金 안길까?

입력 2018.02.09 (07:01) 수정 2018.02.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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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결선 2차 시기. 한 동양인 남성이 공중에서 720도 회전 묘기를 선보였다. 뛰어난 스피드와 화려한 공중 기술을 펼친 이 남성은 자신이 소속된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팀에 동메달을 안겼다. 그의 이름은 토비 도슨(41). 이 선수는 앞서 미국 방송사 NBC 스포츠에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왜 자신의 사진을 방송사에 보냈던 걸까?

"토비 도슨의 스토리는 영화"



토비 도슨 씨의 어린 시절토비 도슨 씨의 어린 시절

'김봉석(실종 당시 이름은 김수철)'. 도슨 씨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도슨 씨는 1978년 11월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다. 3살 때 어머니와 함께 부산광역시에 있는 한 시장에 갔다가 길을 잃고 보호소로 옮겨진 도슨 씨. 그는 보육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미국 콜로라도에서 스키 강사로 일하고 있던 한 부부에 입양됐다.

토비 도슨 씨는 2014년 4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토비 도슨 씨는 2014년 4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어린 시절 정체성 문제로 방황하곤 했다는 그는 부모님 덕분에 스키를 처음 탔다. 스키에서 두각을 보였던 그는 1988년 미국 국가대표에 선발돼 2003년 국제스키연맹(FIS) 디아벨리 프리스타일 세계 선수권 모굴, 듀오 모굴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듬해 스키 모굴 월드컵 종합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하고, 2005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모굴 2인조 부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토리노 올림픽에서 메달을 수상한 이후에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키 명예의전당(U.S. Ski and Snowboard Hall of Fame and Museum)'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 위원회는 헌액 사유에서 '가장 위대한 모굴 선수 중 하나인 토비 도슨의 인생스토리는 영화와 같다'고 설명했다.

2007년 2월 28일 토비 도슨 씨는 자신의 아버지 김재수 씨와 25년 만에 재회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2007년 2월 28일 토비 도슨 씨는 자신의 아버지 김재수 씨와 25년 만에 재회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슨 씨의 수상 이후 한국과 미국 언론 매체는 도슨 씨의 사연을 자세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도슨 씨는 2006년 KBS와의 인터뷰에서 "친부모님을 찾기 위해 KBS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도슨 씨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내가 도슨의 친부모'라는 주장이 수십 건 이상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 시외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김재수 씨가 도슨이 자기 아들인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DNA 검사를 통해 부자 관계임이 확인됐다. 25년 만의 재회였다.

[연관기사]
도슨 "친부모를 찾으러 KBS 출연" (2006.02.18)
토비 도슨, 25년 만에 불러 본 '아버지' (2007.02.28)


"평창 올림픽 유치, 수백만 명의 기회"


도슨 씨는 아버지와의 재회 이후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 가기 시작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숨은 공신이었다.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평창 겨울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도슨 씨는 특히 지난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현장에서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포츠가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며, 동계 올림픽 기반 시설이 부족한 한국에서 자신과 같은 아이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도슨 씨는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도슨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이 특유의 집중력과 정신력으로 LPGA나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을 봐왔다"며 "평창 메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관기사] 토비 도슨 감독 "모국에 스키 첫 金 안길래요" (2016.02.12)

도슨 감독 부임 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는 활기를 얻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는 등 메달 편식이 심했다. 하지만 도슨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최재우(25) 선수가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상황이다.

최재우 선수는 지난 2013년 FIS 월드컵 시리즈 모굴스키 경기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받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는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는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많은 훈련을 해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도슨 감독. 모국에서 치르는 도슨 감독의 메달 사냥은 오는 9일 모굴 1차 예선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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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이름은 김봉석” 토비 도슨, 모국에 金 안길까?
    • 입력 2018-02-09 07:01:50
    • 수정2018-02-09 07:24:44
    취재K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결선 2차 시기. 한 동양인 남성이 공중에서 720도 회전 묘기를 선보였다. 뛰어난 스피드와 화려한 공중 기술을 펼친 이 남성은 자신이 소속된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팀에 동메달을 안겼다. 그의 이름은 토비 도슨(41). 이 선수는 앞서 미국 방송사 NBC 스포츠에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왜 자신의 사진을 방송사에 보냈던 걸까?

"토비 도슨의 스토리는 영화"



토비 도슨 씨의 어린 시절
'김봉석(실종 당시 이름은 김수철)'. 도슨 씨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도슨 씨는 1978년 11월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다. 3살 때 어머니와 함께 부산광역시에 있는 한 시장에 갔다가 길을 잃고 보호소로 옮겨진 도슨 씨. 그는 보육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미국 콜로라도에서 스키 강사로 일하고 있던 한 부부에 입양됐다.

토비 도슨 씨는 2014년 4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어린 시절 정체성 문제로 방황하곤 했다는 그는 부모님 덕분에 스키를 처음 탔다. 스키에서 두각을 보였던 그는 1988년 미국 국가대표에 선발돼 2003년 국제스키연맹(FIS) 디아벨리 프리스타일 세계 선수권 모굴, 듀오 모굴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듬해 스키 모굴 월드컵 종합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하고, 2005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모굴 2인조 부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토리노 올림픽에서 메달을 수상한 이후에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키 명예의전당(U.S. Ski and Snowboard Hall of Fame and Museum)'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 위원회는 헌액 사유에서 '가장 위대한 모굴 선수 중 하나인 토비 도슨의 인생스토리는 영화와 같다'고 설명했다.

2007년 2월 28일 토비 도슨 씨는 자신의 아버지 김재수 씨와 25년 만에 재회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슨 씨의 수상 이후 한국과 미국 언론 매체는 도슨 씨의 사연을 자세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도슨 씨는 2006년 KBS와의 인터뷰에서 "친부모님을 찾기 위해 KBS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도슨 씨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내가 도슨의 친부모'라는 주장이 수십 건 이상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 시외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김재수 씨가 도슨이 자기 아들인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DNA 검사를 통해 부자 관계임이 확인됐다. 25년 만의 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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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 "친부모를 찾으러 KBS 출연" (2006.02.18)
토비 도슨, 25년 만에 불러 본 '아버지' (2007.02.28)


"평창 올림픽 유치, 수백만 명의 기회"


도슨 씨는 아버지와의 재회 이후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 가기 시작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숨은 공신이었다.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평창 겨울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도슨 씨는 특히 지난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현장에서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포츠가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며, 동계 올림픽 기반 시설이 부족한 한국에서 자신과 같은 아이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도슨 씨는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도슨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이 특유의 집중력과 정신력으로 LPGA나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을 봐왔다"며 "평창 메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관기사] 토비 도슨 감독 "모국에 스키 첫 金 안길래요" (2016.02.12)

도슨 감독 부임 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는 활기를 얻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는 등 메달 편식이 심했다. 하지만 도슨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최재우(25) 선수가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상황이다.

최재우 선수는 지난 2013년 FIS 월드컵 시리즈 모굴스키 경기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받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는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는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많은 훈련을 해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도슨 감독. 모국에서 치르는 도슨 감독의 메달 사냥은 오는 9일 모굴 1차 예선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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