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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시진핑의 ‘다급한’ 북한행…비핵화 ‘진실의 문’ 열리나
입력 2019.06.20 (07:00)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시진핑의 ‘다급한’ 북한행…비핵화 ‘진실의 문’ 열리나
중국과 북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날,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알렸다. 언제나 그랬듯, 트위터를 통해 "아주 좋은 전화 통화를 가졌다.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장시간 회담을 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북한 사이에서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숱하게 벌어졌다. 미국은 전례 없는 관세 폭탄을 투하해 중국을 휘청이게 했고,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 세계가 보는 앞에서 비핵화 약속을 받았다. 미국은 국제은행 망에서 북한을 완전히 퇴출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을 신뢰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도 개인적인 관계는 좋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경우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주요 외신의 보도 직후 판이 엎어졌고, 북한의 경우 낙관론이 일었던 하노이 담판이 결렬됐다. 겉보기에는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 긴장이 조성되는 듯 보이다가도 정상 간 '친서'가 오가고, 미국 대통령은 방북을 코앞에 둔 중국 정상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힌다. 세상에 공개되는 정보들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면 아래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합의문 초안까지 뒤집으며 미국과의 협상을 깬 시진핑 주석은 왜 지금 서둘러 북한행을 결심했을까? 비핵화 '진실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가 가져다줄 보따리는 과연 효과를 발휘할까?

■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 꿈적 않던 시진핑 ... "'북한' 찍고 G20 간다"

사실 시 주석의 방북설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세 차례 집중적으로 방북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북한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지만 시 주석은 그동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서였을까?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난 1월과 비교해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 사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난 '하노이 회담'이 있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차세대 기술전쟁'으로 일컬어지는 '화웨이 제재'까지 확전됐고 남중국해 등에서의 군사적 대치까지 팽팽해지고 있다. 중국 정상의 북한 '답방'이라고 여기기에는 시간도 많이 흘렀고 상황도 많이 변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 준비를 위해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 준비를 위해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이 이제야 북한에 간다는 것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얘기로 들린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는 북·중 정상회담 개최가 공식 발표된 뒤에야, 시 주석의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시 주석을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후진타오, 장쩌민 등 전임 지도자들이 사흘 일정으로 북한을 찾았던 것과 비교해 '1박 2일'의 짧은 방북 일정을 놓고도 언론들은 시 주석이 충분한 준비를 할 겨를 없이 서둘러 방북을 결정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양상은 미국이 잇따라 선공을 날리는 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마주않지 않게 되면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외신들은 두 정상이 일본에서 만나더라도 극적 타결은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협상에도 '굿딜(Good Deal. 좋은거래) 아니면 노딜(No Deal 나쁜거래)' 원칙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현지시각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G20 회동이 합의문을 협의하는 자리는 아닐 거라고 밝혔다.

■ '홍콩 반중 시위'에 방북 결심했나 ... 끊이지 않는 '권력 암투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의 G20 회의 참석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세계 언론의 관심사였다. 어차피 합의가 어려우니 체면을 구기지 않기 위해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지난 4월에도 시 주석의 방북설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과 무역전쟁이라는 일전을 벌이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삐걱거릴 때마다 '중국 배후설'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까지 보느라 시 주석은 방북을 미뤄왔다. 어쩌면 아예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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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엇이 시 주석으로 하여금 전격적인 방북을 결심하게 했을까? 지난달 무역협상 합의 무산 뒤 중국은 대미 결사항전을 외쳐왔다. 이후 시 주석이 급하게 북한을 찾기 전까지 벌어진 주요 사건은 '홍콩 대규모 반중 시위'가 유일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중국과 맞서는 홍콩인들의 열망과 용기에 전 세계인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100만 이상이 모인 시위가 되기까지 그 과정과 관련 해선 일각에서 '음모론'도 제기된다.

검은 옷을 입은 홍콩 시민들이 지난 16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검은 옷을 입은 홍콩 시민들이 지난 16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중국 밖에 소재한 반 장쩌민 계열의 반중 매체들은 이번 홍콩 시위의 배후에 장쩌민계 인사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과의 일전으로 내상이 심한 시진핑 체제를 흔들기 위해 긴급하지도 않은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강행하도록 해 홍콩 시민들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에 직접 내려와 캐리 람 장관과 은밀히 만났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가 나온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정 상무위원과 캐리 람 장관의 만남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 정부는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며 답을 피했다. 한정 상무위원은 현 19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유일한 장쩌민계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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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지난 18대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장쩌민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중국 공산당의 홍콩과 마카오 업무 협조소조 조장을 맡겼다. 장더장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결과 캐리 람이 당선됐다. 이후 한정 상무위원이 홍콩 마카오 총괄권을 넘겨받았으며 '송환법'을 밀어붙이려던 람 장관도 장쩌민계로 분류된다. 캐리 람 장관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캐리 람 장관이 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 시진핑 주석에게 큰 부담을 안긴 점에 분노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내부 권력 암투설은 2014년 홍콩 '우산 시위' 때와 지난달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깰 때도 제기된 바 있다.

■ 다급하게 내밀 북한 카드, '굿딜 아니면 노딜' 고수하는 미국에 먹힐까?

시진핑 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은 중국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음모론의 사실 여부를 떠나, 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홍콩의 반중 자유화 물결은 시 주석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한 촉매제로써 충분해 보인다. 국내외 언론들은 미국과의 대전과 홍콩 사태로 코너에 몰린 시 주석이 아껴뒀던 북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문제가 진전을 이루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식으로 여전히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 배경에 대한 언론의 시각은 두 가지로 교차한다. '북핵 문제를 대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과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해 미국과의 협상 중재에 나서는 것'이다. 전자는 대미 도발에 가까운 발상이다. 국내외 언론들의 관측은 시 주석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후자 쪽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테니 대중 공세 수위를 낮춰달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연관기사] [글로벌 돋보기] 40년 만에 금간 미중 관계…“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하지만 그렇다 해도 미국이 그동안 제시해온 '목표'를 따져보면 시 주석의 방북 성과가 미국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일전이 단순히 무역 분야 분쟁이 아니라 공산당 주도의 중국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서방과 경제적으로 통합된 새로운 부류의 독재주의(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전체주의적 적(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중국 공산당은 억압적인 세계 질서 비전의 설계자(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발언은 '중국 제압'과 '북한 비핵화 협상'에 나선 미국의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연관기사] [글로벌 돋보기] 美 ‘굳히기’ VS 北·中 ‘버티기’…한반도 운명은?

미국의 대중국·대북한 전략은 '지구전(持久戰)'이라는 점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상대에게 경제적 고통을 가한 뒤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진핑에게 마땅한 카드가 없구나!', '내 작전이 먹히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북·중 정상회담 확정 뒤 미국 정부가 밝힌 입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라는 것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함께 비핵화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나 만난 뒤 '비핵화의 문(門)'에서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내밀게 될 카드가, '미국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에 얼마나 부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 [글로벌 돋보기] 시진핑의 ‘다급한’ 북한행…비핵화 ‘진실의 문’ 열리나
    • 입력 2019.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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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날,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알렸다. 언제나 그랬듯, 트위터를 통해 "아주 좋은 전화 통화를 가졌다.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장시간 회담을 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북한 사이에서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숱하게 벌어졌다. 미국은 전례 없는 관세 폭탄을 투하해 중국을 휘청이게 했고,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 세계가 보는 앞에서 비핵화 약속을 받았다. 미국은 국제은행 망에서 북한을 완전히 퇴출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을 신뢰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도 개인적인 관계는 좋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경우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주요 외신의 보도 직후 판이 엎어졌고, 북한의 경우 낙관론이 일었던 하노이 담판이 결렬됐다. 겉보기에는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 긴장이 조성되는 듯 보이다가도 정상 간 '친서'가 오가고, 미국 대통령은 방북을 코앞에 둔 중국 정상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힌다. 세상에 공개되는 정보들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면 아래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합의문 초안까지 뒤집으며 미국과의 협상을 깬 시진핑 주석은 왜 지금 서둘러 북한행을 결심했을까? 비핵화 '진실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가 가져다줄 보따리는 과연 효과를 발휘할까?

■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 꿈적 않던 시진핑 ... "'북한' 찍고 G20 간다"

사실 시 주석의 방북설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세 차례 집중적으로 방북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북한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지만 시 주석은 그동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서였을까?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난 1월과 비교해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 사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난 '하노이 회담'이 있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차세대 기술전쟁'으로 일컬어지는 '화웨이 제재'까지 확전됐고 남중국해 등에서의 군사적 대치까지 팽팽해지고 있다. 중국 정상의 북한 '답방'이라고 여기기에는 시간도 많이 흘렀고 상황도 많이 변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 준비를 위해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 준비를 위해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이 이제야 북한에 간다는 것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얘기로 들린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는 북·중 정상회담 개최가 공식 발표된 뒤에야, 시 주석의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시 주석을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후진타오, 장쩌민 등 전임 지도자들이 사흘 일정으로 북한을 찾았던 것과 비교해 '1박 2일'의 짧은 방북 일정을 놓고도 언론들은 시 주석이 충분한 준비를 할 겨를 없이 서둘러 방북을 결정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양상은 미국이 잇따라 선공을 날리는 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마주않지 않게 되면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외신들은 두 정상이 일본에서 만나더라도 극적 타결은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협상에도 '굿딜(Good Deal. 좋은거래) 아니면 노딜(No Deal 나쁜거래)' 원칙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현지시각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G20 회동이 합의문을 협의하는 자리는 아닐 거라고 밝혔다.

■ '홍콩 반중 시위'에 방북 결심했나 ... 끊이지 않는 '권력 암투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의 G20 회의 참석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세계 언론의 관심사였다. 어차피 합의가 어려우니 체면을 구기지 않기 위해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지난 4월에도 시 주석의 방북설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과 무역전쟁이라는 일전을 벌이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삐걱거릴 때마다 '중국 배후설'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까지 보느라 시 주석은 방북을 미뤄왔다. 어쩌면 아예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연관기사]
[글로벌 돋보기] ‘반미 항전’ 승부수 던진 중국…돌파구일까? 자충수될까?

[글로벌 돋보기] 100만 ‘자유’ 물결에 긴장한 중국…시진핑의 선택은?

그렇다면 무엇이 시 주석으로 하여금 전격적인 방북을 결심하게 했을까? 지난달 무역협상 합의 무산 뒤 중국은 대미 결사항전을 외쳐왔다. 이후 시 주석이 급하게 북한을 찾기 전까지 벌어진 주요 사건은 '홍콩 대규모 반중 시위'가 유일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중국과 맞서는 홍콩인들의 열망과 용기에 전 세계인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100만 이상이 모인 시위가 되기까지 그 과정과 관련 해선 일각에서 '음모론'도 제기된다.

검은 옷을 입은 홍콩 시민들이 지난 16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검은 옷을 입은 홍콩 시민들이 지난 16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중국 밖에 소재한 반 장쩌민 계열의 반중 매체들은 이번 홍콩 시위의 배후에 장쩌민계 인사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과의 일전으로 내상이 심한 시진핑 체제를 흔들기 위해 긴급하지도 않은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강행하도록 해 홍콩 시민들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에 직접 내려와 캐리 람 장관과 은밀히 만났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가 나온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정 상무위원과 캐리 람 장관의 만남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 정부는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며 답을 피했다. 한정 상무위원은 현 19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유일한 장쩌민계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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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지난 18대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장쩌민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중국 공산당의 홍콩과 마카오 업무 협조소조 조장을 맡겼다. 장더장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결과 캐리 람이 당선됐다. 이후 한정 상무위원이 홍콩 마카오 총괄권을 넘겨받았으며 '송환법'을 밀어붙이려던 람 장관도 장쩌민계로 분류된다. 캐리 람 장관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캐리 람 장관이 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 시진핑 주석에게 큰 부담을 안긴 점에 분노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내부 권력 암투설은 2014년 홍콩 '우산 시위' 때와 지난달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깰 때도 제기된 바 있다.

■ 다급하게 내밀 북한 카드, '굿딜 아니면 노딜' 고수하는 미국에 먹힐까?

시진핑 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은 중국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음모론의 사실 여부를 떠나, 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홍콩의 반중 자유화 물결은 시 주석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한 촉매제로써 충분해 보인다. 국내외 언론들은 미국과의 대전과 홍콩 사태로 코너에 몰린 시 주석이 아껴뒀던 북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문제가 진전을 이루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식으로 여전히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 배경에 대한 언론의 시각은 두 가지로 교차한다. '북핵 문제를 대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과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해 미국과의 협상 중재에 나서는 것'이다. 전자는 대미 도발에 가까운 발상이다. 국내외 언론들의 관측은 시 주석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후자 쪽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테니 대중 공세 수위를 낮춰달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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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 해도 미국이 그동안 제시해온 '목표'를 따져보면 시 주석의 방북 성과가 미국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일전이 단순히 무역 분야 분쟁이 아니라 공산당 주도의 중국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서방과 경제적으로 통합된 새로운 부류의 독재주의(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전체주의적 적(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중국 공산당은 억압적인 세계 질서 비전의 설계자(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발언은 '중국 제압'과 '북한 비핵화 협상'에 나선 미국의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연관기사] [글로벌 돋보기] 美 ‘굳히기’ VS 北·中 ‘버티기’…한반도 운명은?

미국의 대중국·대북한 전략은 '지구전(持久戰)'이라는 점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상대에게 경제적 고통을 가한 뒤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진핑에게 마땅한 카드가 없구나!', '내 작전이 먹히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북·중 정상회담 확정 뒤 미국 정부가 밝힌 입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라는 것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함께 비핵화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나 만난 뒤 '비핵화의 문(門)'에서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내밀게 될 카드가, '미국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에 얼마나 부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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