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울릉도는 좀처럼 배가 뜨지 않는다. 한번 들어갔다가 풍랑주의보라도 내려지면 몇 날 며칠을 고립되기 십상이다.

2026년
디젤 발전 STOP

2026년이면 울릉도의 디젤 발전기가 가동을 중단한다.

울릉도가 육지와 단절된 것은 비단 오가는 육로뿐만은 아니다. 울릉도는 디젤 발전을 통해 전기도 육지에서 공급받지 않고 자체 생산한다. 국내에서 육지와 전기로 연결되지 않은 가장 큰 섬이 바로 울릉도다.

그런 울릉도가 오는 2026년이면 디젤 발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시작은
미미하나...

북면 천부리의 수력 발전소 두 곳에서 생산하는 전력 0.6MW가 현재 울릉도에서 차지하는 친환경 에너지의 전부다.

울릉도의 친환경 에너지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울릉도 북면 천부리에는 이미 50년째 운영 중인 수력 발전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제1 수력 발전소와 제2 수력 발전소 2곳이 모두 600kW의 전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디젤 발전기가 생산하고 있는 18.5MW의 전력량에 비하면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 더구나 제1 수력 발전소는 1966년, 제2 수력 발전소는 1978년에 준공돼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고장에 대비해 오는 2018년 수차와 발전기 한 쌍을 새로 들일 계획이지만 생산되는 전력량 자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3.6%에 불과한 친환경 에너지 비율로는 울릉도가 꿈꾸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은 요원하기만 하다.

울릉도는 일반 가구 220곳에 태양광 패널을 시범 설치했다

최근 울릉도가 새롭게 주목하는 친환경 에너지는 바로 태양광이다.

울릉도가 최근 2년간 태양광 패널을 시범 설치한 가구는 모두 220곳. 도동의 높은 지대에 올라가면 일반 주택이나 숙박업소 등 옥상 곳곳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건물 규모에 따라 개수와 크기도 제각각인 태양광 패널은 슬레이트 지붕처럼 약한 지붕이 아니라면 어느 곳에나 설치가 가능하다. 천만 원이 넘는 값비싼 설치 비용은 가구당 최대 58만 원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준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은 기본적으로 전력을 자체 생산해 자체 소비한다. 발전이 잘 돼 전력이 남으면 남는 전력은 알아서 한국전력으로 보내진다. 한전은 송전받은 전력량을 기록해 둔다.

햇빛이 적어 태양광만으로 전력을 충족하지 못하면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한전은 이전에 가정에서 보내온 전력량만큼 전기 요금을 차감해준다.

실제로 2015년 11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한 가구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전기요금을 기본요금 이상 내본 적이 없다. 한전에서 받아 사용한 전력량보다 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전력량이 더 많았기 때문.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에도 가장 많이 낸 전기요금이 1만 3천 원 수준이다. 설치 이전 최대 3만 원 넘게 냈던 것에 비하면 1/3 수준에 그친다.

한전 울릉지사 요금관리 담당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들은 대체로 전기 사용량이 최대치에 이르는 여름철에도 기본요금만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의 바람,
갈 곳을 찾다

북면 현포령에는 새로운 풍력 발전기 1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울릉도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에는 풍력도 한몫하고 있다.

현포령에는 현재 기술적 문제로 17년 이상 운영이 중단된 옛 풍력 발전기 한 대가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는 곧 새 풍력 발전기가 세워질 예정인데 규모는 2MW급이다. 저동항에도 같은 규모의 풍력 발전기 2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풍력 발전만으로 6M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울릉도 세 집 중 한 집은 풍력 발전만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울릉군 풍력 발전 사업을 맡은 에너피아 측은 "2018년 7월부터 상업용 풍력 발전을 시행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울릉도는 약 5천 년 전 마지막 화산 활동이 이뤄졌는데 그때 뿜어졌던 마그마의 열이 여전히 식지 않고 땅속에 남아 있다.

울릉도 태하리의 경우 지하 100m를 내려갈 때마다 온도가 10도씩 올라갈 만큼 뜨겁다. 이는 내륙 평균의 4배나 되는 높은 수치다. 같은 화산섬이지만 지열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제주도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발전 방식이다. 현재 울릉도는 이 같은 지열 발전의 상업적 타당성을 인정받아 지열 발전소 설립이 추진 중이다.

지열 발전으로 생산해낼 발전량도 어마어마하다. 현재 목표는 12MW급. 태양광 0.6MW, 수력 0.6MW, 풍력 6MW의 최대 2배가 넘는 전력량으로 에너지 자립 섬 계획의 최종 목표인 19MW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발전 방식이다.

에너지 자립,
섬 경제 이끈다

현재 제주 남쪽 가파도와 전남 가사도 두 섬에서 에너지 자립 섬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두 섬에서 검증된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술들은 규모가 훨씬 큰 울릉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두 섬의 최대 10배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성공할 경우 전남 조도와 거문도, 인천 덕적도, 충남 삽시도, 제주 추자도 등에서도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너지 자립이 가져오게 될 경제 효과도 만만치 않다.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울릉도가 에너지 자립 섬으로 거듭날 경우 67만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과 40억 원대의 세수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또 친환경 녹색 섬으로 거듭난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연간 40만 명에서 85만 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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