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인종차별 반대시위’서 벌어진 약탈, 왜?

입력 2020.06.09 (10:47) 수정 2020.06.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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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낮에는 '사랑과 평화, 평등'을 외치다 밤이면 '도둑'으로 변하는 미국의 인종 차별 반대 시위. '도대체 왜 그럴까?' 시민들의 우려와 의문은 샀는데요.

이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밤, 패션의 메카 미국 뉴욕의 소호 거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유리창을 부수고 가게에 침입해 마구잡이로 물건을 훔쳐 나옵니다.

[션 존스/뉴욕 시민 : "약탈 현장 모습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틀랜드의 한 명품 매장에선 공짜 명품을 챙기기 위해 몸싸움이 벌어졌고, 유명 전자제품 매장도 속수무책으로 털렸습니다.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일부 시민들이 폭력과 약탈로 폭동을 일으킨 겁니다.

여러 거리 중에서도 주로 명품 매장과 백화점이 있는 고급 상점가가 대상이 됐습니다.

[코엔 웨데폴/뉴욕 거주·목격자 : "난간에 서서 가게 안으로 약탈을 시작한 이들에게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지만, 약탈은 안된다'고 소리쳤습니다. 화가 납니다."]

날이 밝자, 지난밤 격렬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인부들은 도로변에 널브러진 유리 부스러기를 치우고, 두꺼운 나무판자로 매장을 둘러싸느라 분주했는데요.

약탈 피해를 당한 브랜드들은 이처럼 폭력 시위에 대비하면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은 폭력 탓에 항의 시위 자체의 본질이 흐려질까 우려를 표했습니다.

[뉴욕 시민 : "(약탈은)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단지 불을 지르고 있는 겁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돼요."]

그런데 어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약탈로 번지게 된 걸까.

일각에선 혼란을 틈타 약탈 범죄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룻밤에 수십 개 상점에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는 점에서 매우 잘 조직된 자들의 소행으로 보인단 겁니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약탈자들이 갱단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뉴욕 시장 : "소수 사람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조직적인 노력이 보였습니다. 이들은 뉴욕시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방해할 뿐입니다."]

한편에선 약탈 행위가 빈부격차에 대한 항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약탈 행위를 통해 재분배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있단 겁니다.

실제로 거리로 나온 시민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사회적 불만이 동기인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네이트 페인/시위 참가자 : "약탈자나 백인 경찰과 정부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변화나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배 채우기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우리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는 약탈자입니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빈부 격차는 인종 차별과도 깊게 연결돼 있습니다.

흑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백인의 60%에 불과하고, 코로나19 실업률 역시 흑인(16%)이 백인(13.5%)보다 높습니다.

숨진 플로이드 씨 역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고, 20달러로 담배 한 갑을 사려다 위조지폐 의심 신고로 체포돼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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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인종차별 반대시위’서 벌어진 약탈, 왜?
    • 입력 2020-06-09 10:48:28
    • 수정2020-06-09 10:58:21
    지구촌뉴스
[앵커]

낮에는 '사랑과 평화, 평등'을 외치다 밤이면 '도둑'으로 변하는 미국의 인종 차별 반대 시위. '도대체 왜 그럴까?' 시민들의 우려와 의문은 샀는데요.

이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밤, 패션의 메카 미국 뉴욕의 소호 거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유리창을 부수고 가게에 침입해 마구잡이로 물건을 훔쳐 나옵니다.

[션 존스/뉴욕 시민 : "약탈 현장 모습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틀랜드의 한 명품 매장에선 공짜 명품을 챙기기 위해 몸싸움이 벌어졌고, 유명 전자제품 매장도 속수무책으로 털렸습니다.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일부 시민들이 폭력과 약탈로 폭동을 일으킨 겁니다.

여러 거리 중에서도 주로 명품 매장과 백화점이 있는 고급 상점가가 대상이 됐습니다.

[코엔 웨데폴/뉴욕 거주·목격자 : "난간에 서서 가게 안으로 약탈을 시작한 이들에게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지만, 약탈은 안된다'고 소리쳤습니다. 화가 납니다."]

날이 밝자, 지난밤 격렬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인부들은 도로변에 널브러진 유리 부스러기를 치우고, 두꺼운 나무판자로 매장을 둘러싸느라 분주했는데요.

약탈 피해를 당한 브랜드들은 이처럼 폭력 시위에 대비하면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은 폭력 탓에 항의 시위 자체의 본질이 흐려질까 우려를 표했습니다.

[뉴욕 시민 : "(약탈은)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단지 불을 지르고 있는 겁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돼요."]

그런데 어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약탈로 번지게 된 걸까.

일각에선 혼란을 틈타 약탈 범죄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룻밤에 수십 개 상점에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는 점에서 매우 잘 조직된 자들의 소행으로 보인단 겁니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약탈자들이 갱단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뉴욕 시장 : "소수 사람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조직적인 노력이 보였습니다. 이들은 뉴욕시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방해할 뿐입니다."]

한편에선 약탈 행위가 빈부격차에 대한 항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약탈 행위를 통해 재분배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있단 겁니다.

실제로 거리로 나온 시민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사회적 불만이 동기인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네이트 페인/시위 참가자 : "약탈자나 백인 경찰과 정부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변화나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배 채우기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우리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는 약탈자입니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빈부 격차는 인종 차별과도 깊게 연결돼 있습니다.

흑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백인의 60%에 불과하고, 코로나19 실업률 역시 흑인(16%)이 백인(13.5%)보다 높습니다.

숨진 플로이드 씨 역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고, 20달러로 담배 한 갑을 사려다 위조지폐 의심 신고로 체포돼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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