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예상보다 기록 잘 나왔다”

입력 2006.08.20 (14:38)

수정 2006.08.20 (15:02)

"200m 지점이 고비..잘 버텨서 우승 가능"


[사진출처:로이터=연합]
"예상보다 기록이 잘 나와 만족스럽습니다. 1등을 하게 돼 더욱 기쁩니다"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50m 정규코스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선 박태환(17.경기고)의 목소리는 고교 2학년의 어린 나이임에도 의외로 담담했다.
20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펼쳐진 2006 범태평양 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5초72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우승한 박태환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기록이 예상했던 것보다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특히 1등을 하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35명이 겨루는 예선에서 3분50초41로 1위에 오른 박태환은 1-8위가 참가하는 결승(A파이널)에 앞서 긴장이 앞섰다. 국제수영연맹(FINA) 랭킹 1위인 클레트 켈러(미국)와 자신의 아시아 최대 라이벌인 20위의 장린(중국)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게 됐기 때문이었다.
박태환은 "내 자신이 너무 긴장하는 것 같아서 음악을 계속 들으며 차분해지려 했고 경기 직전에는 스트레칭도 많이 하며 몸을 풀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켈러, 장린과 치열하게 경합하다 마지막 50m를 남겨놓은 지점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물살을 헤쳐 2위 장린에 무려 1.35초나 앞서며 골인했다.
경기에 앞서 세워놓은 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 박태환은 "코칭스태프에서 300m 지점까지는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100m를 남겨놓고 스퍼트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200m에서 턴 하고 나서 고비가 왔는데 잘 버텼고 마지막에 체력이 남는 것 같아 힘을 더 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오는 12월 열리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실전 적응훈련 차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의욕이 앞섰던 탓인지 훈련을 너무 과도하게 해 출국 일주일 전부터는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아예 훈련을 접었다.
그는 "출국할 때만 해도 컨디션이 안 좋았다. 회나 초밥을 좋아하는데 현지 식당에서 연어 회가 나와 잘 먹었더니 정상을 되찾았다"며 "내일 1,500m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잘 먹고 빨리 쉬는 게 체력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장점은 타고난 부력과 유연성에 키 181㎝에서 나오는 파워. 그러나 이안 소프나 그랜트 해켓(이상 호주) 등 세계 최정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체력과 페이스 조절, 기술 등을 더 연마해야 한다.
박태환은 "아직도 모자란 점이 많다. 특히 턴 한 뒤 스피드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돌핀킥' 등은 많이 연습을 해야 한다"며 "일단 내일 열리는 1,500m에 전념하고 대회가 끝나면 다시 훈련에 매진해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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