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우뚝 박태환, ‘될 성 부른 떡잎’

입력 2006.08.21 (17:39)

수정 2006.08.21 (17:58)

[사진/로이터=연합]


2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06 범태평양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잇따라 우승, 한국 수영사를 새로 쓴 박태환(17.경기고)은 부력과 유연성을 타고난 데다 고된 훈련도 불평없이 소화해내는 지구력까지 겸비한 '될 성 부른 떡잎'이다.
서양 선수에 비해 체격의 열세로 불모지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한국의 희망으로 자리잡은 박태환은 이제 월드 클래스 선수로 이름을 날리며 12월 도하아시안게임 뿐 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달 사냥까지 노리고 있다.
다섯 살 때 천식 치료에 좋다는 의사의 권유로 수영복을 입은 박태환은 물에 몸을 담그기 시작하면서 빼어난 소질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어머니 유성미(49.강남구 개포동)씨는 "태환이가 감기 기운만 있으면 기침을 심하게 해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시켰는데 7살 때 자체 대회에서 60명 중 1등을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며 "이후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최연소 대표로 발탁됐을 때다. 하지만 박태환은 청운의 꿈을 품고 출전한 아테네대회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해 제대로 레이스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귀국해야 했다.
아픔을 겪었지만 수영의 매력에 이미 빠져버린 박태환은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월드컵 2차대회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이듬해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4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잇달아 수립하며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후 박태환은 국제대회에 연달아 출전,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고 동아수영과 전국체전 등 국내대회에서는 메달을 싹쓸이하며 국내 1인자 자리를 꿰찼다.
또 지난해 10월 열린 동아시아대회에서는 3개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록의 사나이'로 떠올랐고 그해 11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쇼트코스 월드컵에서는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건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때였다. 이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차지해 세계 랭킹 2위에 오르며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화려한 경력에도 쇼트코스(25m)에서만 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진행되는 정규코스(50m)에서는 메달 경력이 없는 것이 한가지 걸렸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번 범태평양 대회에서 금메달 2개에 은메달 1개를 따내며 정규코스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현재 181㎝인 키가 계속 크고 있고 체력 훈련도 끊임없이 하고 있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때는 최정상급 선수들과 맞붙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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