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 잠실구장 ‘야구장 갈 맛 나네’

입력 2007.04.06 (19:13)

푸른 잔디와 붉은 흙으로 새롭게 단장한 잠실구장이 6일 2007프로야구 개막일에 첫 선을 보였다.
2개월간 공사비 15억원을 들여 모습을 바꾼 잠실구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더그 아웃을 반 지하로 개조하고 기존 불펜 지역을 줄여 파울라인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투수들이 몸을 풀던 불펜에는 지하 80㎝, 그라운드 쪽으로 150㎝ 높이의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등 파울라인이 줄어들었다.
그라운드에 깔린 잔디도 고급종인 켄터키블루그래스종으로 전면 교체돼 이전보다 푸른 잔디가 시야를 확 틔게 했다. 또한 그라운드의 흙은 배수성을 고려해 레드샌드로 깔아 붉은 빛을 띄었다. 김재박 감독이 "붉은 흙이 깔려 있으니 메이저리그 구장 같다"고 말할 정도로 푸른 잔디와 대비돼 시각적으로 돋보였다.
전날 밤까지 마무리공사를 벌일 정도로 개막일에 맞춰 급하게 공사를 진행한 탓에 더그 아웃 계단에 바른 페인트가 덜 마르고 흙이 다져지지 않은 등 미비점도 있었다.
서정환 KIA 감독은 "땅이 아직 덜 다져진 것 같아서 많이 파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들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스파이크에서 흙이 떨어져내렸다. KIA 내야수 홍세완은 "광주구장보다 땅이 말랑말랑해서 적응이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LG 최길성은 "잔디나 흙이나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흙이 다져지면 불규칙 바운드도 예전보다 줄 것"이라고 말해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중을 위한 편의시설도 확충됐다. 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들을 위해 수유실을 설치해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가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고 기존 지정석 중 2블록 총 118석을 테이블이 설치된 가족석으로 정했다.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야구장을 찾은 홍종진씨는 "푸른 잔디가 깔린 걸 보니 훨씬 보기 좋다. 그동안 야구장을 찾지 못했는데 새로 생긴 수유실에서 모유를 먹일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면서 "아직 더 개선돼야할 점이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 가족들과 함께 야구장을 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구장 외에도 인천 문학구장에는 1루쪽에 놀이 문화공간인 와이번스랜드가 생기고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던 가로전광판이 설치되는 등 열악한 한국 야구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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