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호 홈런 이재원 “현진이 공 자신있어”

입력 2007.04.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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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를 갈고 있었다. 프로 첫 홈런이기도 하지만 상대가 (유)현진이어서 더 기뻤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2년차 내야수 이재원(19)은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개막경기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5-5 무승부로 끝났지만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재원은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1회 초 1사 2루에서 한화 선발 유현진(20)의 시속 146㎞ 짜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껑충껑충 뛰며 그라운드를 달린 이재원은 올 시즌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되는 기쁨도 누렸다.
이재원은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2로 팽팽하던 6회 1사에서는 유현진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렸고 유현진은 이 안타로 흔들리면서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괴물 투수' 유현진은 5⅔ 이닝 동안 특유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뿌리며 피안타 5개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이재원 한명을 막지 못해 무너진 셈이다.
SK가 한화 선발이 좌완인 유현진인 것을 감안해 그동안 지명타자로 활약한 좌타자 김재현(32) 대신 이재원을 기용한 작전이 적중했던 것.
지난 해 23경기에 간간이 출전해 0.313(48타수 15안타)를 때린 이재원은 전날까지 유현진을 상대로 6타수 4안타로 강한 면모를 과시해왔다.
이재원의 활약은 유현진과 묘한 관계 탓에 더욱 돋보였다.
그는 지난 해 한화에 입단 동기 유현진이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탈삼진.방어율)을 달성하며 최고 투수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2006년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유현진 대신 SK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출장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는 자신과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84㎝, 98㎏의 좋은 체격을 갖춘 이재원은 타격 실력은 물론 포수 리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박경완(35)을 잇는 차세대 대형 포수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요즘 한 사람이 복수 포지션을 소화하라는 김성근 감독의 주문에 따라 1루 수비도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재원은 "유현진은 이미 최고의 투수가 됐지만 나는 지금 시작하는 단계다. 현진이와 10년 가까이 대결한 덕분인지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 쉽고 라이벌 의식도 있어 집중도 더 잘 되는 편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겨울 사이판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덕분에 힘이 붙었다. 일단 1군에 남는 것이 목표이고 앞으로 미래의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유현진도 이날 "오늘 개막전 선발이라서 부담감이 있었다. (이)재원에게 맞은 것은 빨리 잊고 다음 승부에서는 좀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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