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유재학, 최고 사령탑 입증

입력 2007.05.01 (21:07)

수정 2007.05.0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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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의 유재학(44) 감독이 프로농구에서 최고 사령탑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키 180cm의 유 감독은 현역 시절 통이 크고 사적인 욕심도 없어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인선 전 감독 등 기아 사령탑을 거친 이들은 유재학이 현역 선수시절 훈련을 하면서 요령을 피운 적도 없고 연습경기에서 진 뒤 벌칙을 받아도 불평 한번 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귀띔한다.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 생각하는 태도 등 인격적인 됨됨이도 귀감이 됐다고 한다.
'컴퓨터 가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력도 출중해 1988년 농구대잔치에서 기아자동차 소속으로 뛰며 당시 우승에 기여,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히기도 했다. 당시 실업 최강팀 기아에서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니 기아 집안의 적통이기도 하다.
성실한 그가 사령탑으로서 첫 통합우승의 위업을 일궈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울산 모비스는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챔피언 결정전 7차전(7전4선승제)에서 부산 KTF에 82-68로 승리, 4승3패로 처음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서울 삼성에 내리 4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에는 팀 특유의 '조직 농구'를 과시하며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올해로 프로농구에서 사령탑을 맡은 지 9년 째인 유재학 감독은 이로써 1988년 기아 선수로 우승한 뒤 감독이 돼 정규리그 두 차례 우승까지 포함, 통산 네 차례 정상을 맛봤다.
경복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1997년 프로 원년에 인천 대우 코치로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8-1999 시즌 대우에서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뒤 신세기와 전자랜드를 거쳐 2004-2005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로 팀을 옮겼다.
나이에 비해 풍부한 지도자 경력을 갖췄지만 프로 무대 초반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3-2004 시즌 전자랜드를 플레이오프 4강에 올려놨을 뿐이다. 그러나 모비스 부임 2년째인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감독상도 두 차례나 받았다.
모비스도 유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가시적인 성과를 높이 평가해 이번 시즌 4강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에 서둘러 3년 간 재계약을 맺었다.
그것도 지난 해 연봉 2억 3천만원에서 1억원 오른 3억3천만원(총 9억 9천만원)으로 프로농구 사상 사령탑 가운데 최고 대우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주축 선수인 양동근과 김동우이 병역 의무 때문에 팀에서 빠져 나가지만 유재학 감독은 "전력 누수가 걱정이 되지만 3년전에도 저평가를 받았던 팀을 이끌고 올해에는 우승까지 했다. 팀을 재정비해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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