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총회 ‘동해’ 표기 새 제안 의미

입력 2007.05.10 (20:57)

국제수로기구(IHO)가 10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속개된 총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에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은 한국측에 유리한 방향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해도집 개정판에서 한.일 양국간 분쟁으로 유일하게 빈칸으로 남아있는 동해부분을 아예 뺀 채 발간하자는 제안은 일본해만을 고수해온 일본측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윈포드 윌리엄스 총회 의장은 동해표기 분쟁으로 발간이 되지 않고 있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4판 발간에 대해 동해.일본해 부분을 제외한채 나머지 합의된 부분을 발간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S23을 두 책으로 나누어 1권을 먼저 발행하고 부록이나 마찬가지인 동해부분이 담긴 2쪽짜리 2권은 한.일 양국의 합의 후 발간하겠다는 제안인 것이다.
윌리엄스 의장은 자신의 제안에 대해 한국과 북한, 일본측에 본국에 돌아가 협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당장 우리 정부 대표단은 "진일보한 제안"이라고 반색한 반면, 일본 대표단은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에서도 이번 제안이 한.일 양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의장의 제안대로 제4판이 발행될 경우 일본해 단독표기가 유지되고 있는 S23 3판이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우리측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된다고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영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은 말했다.
IHO는 일제시절인 1929년 동해를 일본해로 첫 공식 표기했으며, 1953년 발간된 S23 3판에서도 일본해를 유지했다.
또 일본의 반대로 4판이 발간되지 않더라도 한.일 양국의 합의없이 4판이 발간될 수 없다는, 일본해 단독표기로는 더이상 해도집 개정판이 발간되지 않을 것이라는 IHO 총회의 입장을 분명히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송 국장은 "이번 제안이 의미를 갖는 것은 IHO에서 동해수역 문제가 한.일간 분쟁사안이란 사실을 확실히 인지한 것으로 관련국간 협의가 필요하고, 합의점을 찾아야할 문제라는 점을 확산시키는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해연구회 회장도 "2002년 동해부분을 빈칸으로 남긴채 잠정판을 발간하자는 제안에 이어 이번 제안도 일본해 단독표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동해 표기 문제 자체는 이번 총회에서도 아무런 결론없이, 연기됐다는 점에서 일본이 전열을 정비해 예상치못한 반격을 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02년에도 동해표기 부분을 삭제한 채 S23 4판 잠정판을 발간하자는 의장단의 표결 결정을 막강한 외교력을 동원해 한달만에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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