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화끈한 대포 대결 속 ‘도루 실종’

입력 2007.10.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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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6시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도루를 볼 수 있을까?

한화와 삼성이 벌이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나오지 않은 대표적인 기록을 꼽자면 도루다. 도루 실패도 없어 양 팀이 아예 뛰려는 노력을 안 했다.
'야구의 꽃'이라는 홈런이 두 경기 연속 나와 화끈한 맛은 있으나 뛰는 야구가 실종돼 박진감이 덜하다는 평도 많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양팀은 좌투수를 번갈아 선발로 내세웠고 철벽 불펜진에 꽁꽁 묶이면서 좀처럼 도루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화는 특히 2차전에서 단 3안타에 묶이며 작전을 꿈도 꿀 수 없었다.
한화는 8개 구단 중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 올해 팀 도루가 48개에 불과해 1위 두산(161개)의 30% 수준밖에 안 된다.
삼성은 101개로 전체 4위인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잠잠하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주자만 나가면 뛰는 야구로 좌투수 류현진과 세드릭 바워스를 흔들겠다"고 했는데 3차전 세드릭을 상대로 적극적인 사인을 낼지 주목된다.
한화는 올해 삼성과 18차례 맞붙어 고작 도루 5개를 기록했다. 도루 실패는 3개. 삼성은 한화보다 적극적으로 뛰었고 17개를 훔쳤다. 그에 비해 실패도 13번으로 적지 않았다.
지난해 양팀이 치렀던 한국시리즈를 되새겨봐도 도루가 너무 없다. 한화와 삼성은 작년 6차전 혈전을 치르면서 도루 10개를 기록했다.
고동진(한화)이 2개, 제이 데이비스가 1개 등 한화는 3개를 훔쳤고 삼성은 7개로 기동력에서 한화를 압도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도루는 성공하면 대박이나 실패하면 곧바로 찬물을 끼얹는 역적행위이기에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지 않는 이상 감행이 쉽지 않다. 양팀 모두 1, 2번 타자 출루율이 낮아 누상에 나가면 도루보다 번트가 안정적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치른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삼성(0.235)과 한화(0.228) 팀 타율이 평균(0.244)보다 낮은 것을 살펴볼 때 도루가 득점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읽을 수 있다.
2차전에서 삼성 김재걸은 1-0으로 앞서던 6회 1사 후 투수, 2루수, 1루수가 잡을 수 없는 절묘한 곳에 번트 안타를 성공시켜 한화 구원 최영필을 흔들었다. 도루는 아니었지만 김재걸은 빠른 발을 이용한 재치 넘치는 플레이로 1루를 밟았고 곧바로 양준혁이 투런 아치를 그리는 데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다.
중심 타선의 한 방, 계투진의 완벽투 등이 빛을 발하는 단기전에서 '발야구'가 주는 박진감까지 가미된다면 보는 재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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