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로 본’ 숭례문 화재

입력 2008.02.12 (20:43)

<앵커 멘트>

이번에 소실된 숭례문은 풍수지리를 중시하던 조선 왕조가, 풍수지리 상 관악산의 불기운을 막아보겠다며 세운 것이었습니다.

불막는 방패로 세워 600년 간 도읍을 지켜왔지만, 결국 그 자신은 불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 건국 초기, 논쟁 끝에 - 경복궁은 남향으로 지어집니다.

하지만, 걱정거리는 궁 정면의 관악산이었습니다.

풍수지리 상 관악산이 강력한 불기운을 가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전항수(풍수지리전문가) : "관악산은 염정산이라고 해서 불기운이 셉니다. 그걸 걱정한 거죠."

조선 왕조는 몇 가지 대책을 마련합니다.

먼저 숭례문 바로 앞에 '남지'라는 이름의 연못을 팠습니다.

풍수지리상 불을 막고, 실제 불이 났을 경우, 방화수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곳입니다.

숭례문의 세로 현판은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인데, 이는 '불은 불로 막는다'는 풍수 이론에 따른 것이었다고 합니다.

숭례문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직선 도로 대신, 종로 쪽으로 우회 도로를 만든 것도 불기운을 막아보자는 조선 왕조의 의도 때문이었습니다.

네번 째 방어막은 해태상.

불을 먹는다는 전설속의 동물 - 해태상 2개를 광화문 앞에 세워 불을 막으려 했다는데, 지난해 광화문 복원공사가 시작되면서, 이 해태상은 잠시 다른 곳으로 옮겨져 보관중입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이를 확대해석하는 괴담이 떠돌기도 합니다.

<인터뷰> 전항수(풍수지리전문가) : "선조들이 여러 풍수적인 지혜를 발휘한 것은 맞는데, 풍수지리적인 것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풍수지리 상으론 도성의 불을 막겠다며 600년 도읍을 지켜왔던 숭례문은 하지만, 결국 불로 무너져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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