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영어 공부에 빠진 ‘엄마들’

입력 2008.02.22 (09:20)

수정 2008.02.22 (09:20)

<앵커 멘트>

50대 아줌마가 졸업 이후 처음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자녀의 영어 공부를 위해서입니다.

네, 요즘 이런 엄마들 많다고 하죠? 하도 영어 영어 하니까,자녀들 교육도 직접 시키고, 돈도 아끼고, 또 이 참에 자기계발도 해보자하고 뛰어드는 건데요, 김지영 기자 나왔습니다.

자식 때문에 드디어!!!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엄마들 그치만 열의가 대단하다구요?

<리포트>

네. 요즘 주부들 사이에선‘공부하는 주부’라고 해서 ‘공주족’이란 말까지 생겨났다고 하는데요.학원가에서는 학부모 전문 영어반까지 등장했습니다. 자녀들의 영어공부를 돕고 또, 함께 하기 위해영어공부 삼매경에 빠졌다는 주부들을 만나봤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며 마치 외국인을 대하듯 영어로 자연스레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녹취> Hello, (안녕하세요) It's nice (잘 지냈어요?)

이들 대부분은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 자녀를 둔 주부들인데요.
매주 약속한 시간이 되면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영어로만 대화를 나눕니다.

<인터뷰> 이시내(서울시 청담동): "뉴스 나온 거 복습하고 듣고 영어회화 위주로 합니다."

일종의 영어수업을 하는 건데요. 주부들의 선생님은 다름 아닌 영어강사 경험이 있는 이 카페의 주인입니다.

<인터뷰> 이현숙 (카페 주인): "젊은 엄마들은 선배 엄마들로부터 자녀 교육에 대한 비법도 전수받으시고 공부를 혼자 하기는 어려우니까 같은 수준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하면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부들의 이 모임은 초등학교 공교육 수업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자녀에게 직접 영어지도를 하기 위해 뜻이 맞는 주부들이 모인건데요.

이 모임의 회원인 이시내씨 역시 5살된 아들을 위해 지난해 처음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시내 (서울시 청담동): "앞으로 영어교육이 강화된다고 하는데 일단 엄마가 자신감이 생겼고요. 그리고 아이가 질문했을 때 머뭇거리기보다는 대답을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런 바람을 타고 학원가에서는 집에서도 부모가 자녀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자녀와 똑같은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학부모영어반??까지 등장했는데요.

<인터뷰> 이순자 (서울시 잠실동): "엄마가 알면서도 안 가르치는 거 하고는 천지 차이에요.애가 책을 보면서 떠드는 거 보면 아...애가 어느 정도 수준이고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모를 때는 책조차 쳐다보기 싫었어요."

50살인 이순자씨는 유치원생인 막내아들을 위해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는데요.
지금은 아들과 함께 하는 공부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순자 (서울시 잠실동): "Come on study, Home study, 선생님이? teacher?... 이쪽으로 와. 공부하자 이런식으로 했거든요. 먹자Eating?, Get up! 일어나 공부하자 ."

매달 영어공부에 들어가는 비용은 10만 원 내외, 일주일에 3번씩 학원을 찾아 1-2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복습을 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지만 투자한 대가는 돌아온다는 게 주부들의 얘기입니다.

<인터뷰> 박○○(서울시 가락동): "꼬마들 교육비도 많이 드는데 저까지 배우려니까...비용 부담 되죠. 그래도 저 자신의 발전과 아이를 봐주기 위해서..."

최근에는 자녀의 학습지도를 위해 영어를 배우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임홍진(영어학원장): "아이와 함께 어머님들이 공부함으로써 (영어가) 자녀 간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일상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그런 시점입니다."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이미미씨 역시 학원에서 영어를 배워 자녀의 영어공부를
봐주고 있는데요. 영어공부를 할 때마다 전자수첩도 꼬박꼬박 챙길만큼 열성입니다.

<인터뷰> 이미미(서울시 잠실동): "영어 단어 모르는 거 있으면 이걸로 그냥 손쉽게...인터넷보다는 이게 더 손에 익었어요."

이런 엄마의 노력 덕분에 자연히 엄마와 아들 사이에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창식 (중학교 2학년생): "집에서도 같이 영어 한 마디라도 할 수 있고 제가 유학을 가면 영어를 많이 쓰게 되니까 같이 의사소통도 될 수 있고요."

김태림씨도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요.
김씨는 영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자녀를 위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노래와 율동이 있는 영어뮤지컬을 배우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태림 (서울시 번동): "어떤 단어 한 마디씩 가르쳐 주고 아이가 그 노래를 하면서 완벽하게 이해는 못하지만 이런 느낌이구나...그리고 율동을 하면서 이런 거구나... Sunshine이 해가 비치는 거구나 그렇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부모들 사이에는 영어 열풍을 넘어 광풍이라고 할 만큼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내 아이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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