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남북축구, 예상 시나리오는?

입력 2008.02.26 (20:17)

수정 2008.02.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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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선 미국의 국가가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개성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3차 예선 2차전 평양 원정을 위한 남북 축구 실무협상은 결렬됐다.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이 이끄는 실무협상단은 26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내달 26일 예정된 평양 원정 경기와 관련해 오전과 오후에 걸쳐 세 차례 마라톤 회의를 통해 실무협상을 펼쳤지만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3차 회담에 대한 기약도 없이 결국 문제 해결을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재에 맡기기로 했다.
두 차례 실무협상에서 남북이 맞선 것은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축구협회는 1차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기 문제는 FIFA의 기본적인 규정인 만큼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기와 아리랑 연주'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FIFA의 중재는 어떻게 되나

축구협회는 두 차례 실무협상에서 소득이 없자 결국 FIFA의 중재를 요청했다.
축구협회로선 더 이상 협상을 이어나가도 북한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대안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FIFA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동안 두 나라 국기와 FIFA 깃발, FIFA 페어플레이 깃발이 항상 게양돼 있어야 하며 선수들이 도열한 상태에서 양국 국가가 연주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FIFA는 축구협의의 중재요청을 받는 즉시 북한과 접촉, 또 한번 북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나서 조율이 가능한 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시나리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북한이 FIFA의 중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을 받아들여 양국 국기를 나란히 게양하고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두 차례 실무협상에서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힌 만큼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럴 경우 FIFA는 '제 3국 개최'라는 중재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경기 개최까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장 실사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시간이 촉박한 만큼 남북이 모두 한발 양보할 수 있는 중립국 경기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FIFA가 예상 밖의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축구의 정치색 배제라는 기본 입장을 항상 강조하고 있는 FIFA는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로 기본 규칙을 어긴다고 판단, 경기 몰수를 선언하고 한국의 몰수승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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