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 ‘1루 주루코치’가 필요해

입력 2008.03.14 (09:48)

수정 2008.03.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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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적지 않은 주루 실수를 범하면서 1루 주루코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대표팀은 13일 이번 대회 첫 패를 안은 캐나다전에서도 한 차례 주루 미스가 나왔다.
1-3으로 뒤진 2회 무사 1루에서 이용규가 2루수 쪽으로 타구를 날렸는데 상대 내야진이 병살을 노리는 사이 전력 질주했고 캐나다 유격수 에마뉘엘 가르시아가 1루에 볼을 뿌렸을 때 이용규는 이미 베이스를 통과한 뒤였다.
선행주자 김주찬이 2루에서 살았고 1루 악송구가 나와 자연스럽게 무사 1,2루 찬스로 이어질 뻔 했으나 상황은 1사 2루로 돌변했다. 1루 주루코치로 나선 손시헌(두산)과 이용규의 사인이 맞지 않아 이용규가 1루를 통과한 뒤 2루로 뛰려는 액션을 보였고 결국 터치 아웃을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스페인전에서 이승엽(요미우리)이 1루 주루코치로 나선 데서 알 수 있듯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1루 주루코치는 궁여지책으로 선수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코치 중 1루 주루코치가 없기 때문이다.
최종 예선에서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30명. 선수 24명과 감독, 등록코치 3명, 단장, 매니저 등이다. 대표팀 단장은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맡고 있는데 그 대신 유승안 코치가 벤치에 들어가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김광수 작전 및 주루, 김기태 타격, 조계현 투수 코치를 엔트리에 등록했다. 3루에 서 있는 김광수 코치에게 주루에 관한 모든 것을 일임한 셈.
일일 주루코치를 해 본 이승엽은 "상황마다 콜(call)을 해줘야 하기에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1루 주루코치는 투수가 견제를 할 때, 도루를 감행할 때 등 주자에게 때마다 경고 사인을 줘야 한다. 그만큼 전문 분야이기에 아무나 맡을 수 없다.
대표팀은 이날까지 네 차례 주루 실수를 범했는데 단순히 주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센스와 경험이 부족하다기 보다 주루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점도 한 몫 한다.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주루코치의 몫은 컸다. 당시에는 엔트리가 지금보다 많아 선수는 30명, 코치는 감독 포함 6명이 등록될 수 있었다.
당시 대표팀 1,3루는 현역 시절 센스 넘친 플레이가 장기였던 유지현, 류중일 코치가 지켰다. 본선에서 이종범의 2타점 적시타로 일본을 꺾을 수 있던 원동력도 이병규의 짧은 중전 안타 때 김민재가 1루에서 3루까지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친 덕분이었다. 당황한 일본은 실수를 범했고 흐름은 완전히 넘어갔다.
대표팀이 본선에서도 '발야구' 진가를 뽐내려면 주루가 그만큼 중요하다. 대표팀이 새로 구성될 때 주루코치 한 명을 더 뽑아 등록시키고 조계현 투수 코치를 불펜으로 대기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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