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두산, 젊은피로 난관 극복할까?

입력 2008.03.18 (17:09)

"정규리그 앞두고 좋은 경험 했다. 나아지리라고 본다"(김경문 감독)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정규리그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최악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전에서 선발.구원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가 철저하게 무너져내린 끝에 4-8로 졌다.
선발 이승학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동안 볼넷 2개와 6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삼진을 1개 잡아냈고, 실점도 많지는 않았지만 5회 첫 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내줄 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등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승학은 제구도 되지 않았고, 공에 위력도 없었다"고 실망스러워했을 정도였다.
불펜은 더 처참했다.
임태훈, 정재훈, 이혜천에다 군에서 돌아온 이재영, 이재우까지 가세하며 든든해졌다는 불펜진은 아무런 `구원'이 되지 못했다.
5회 초 선발 이승학이 상대 선두타자 신명철을 좌전 안타로 내보낸 뒤 두산은 이혜천, 이재영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렸지만 7타자를 상대로 아웃 카운트는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4안타, 볼넷 3개를 내줬다.
이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재우까지 4명의 투수가 1이닝 동안 6안타, 볼넷 3개, 희생플라이 1개를 내준 끝에 7실점 했다는 건 시범경기라고는 해도 보기 민망할 지경이었다. 지난 시즌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의 원투펀치와 두터운 불펜진에 힘입어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두산과 같은 팀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후 등판한 고졸 2년차 이원재가 최고 시속 151㎞, 고졸 신인 진야곱이 149㎞의 강속구를 뿌렸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두산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
지난해에도 개막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결국 2위까지 올랐다는 점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은 커진다.
두산이 작년에 하위권으로 분류되면서도 뚝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경현-김동주-홍성흔 등 고참들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들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독려해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이 부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홍성흔은 포수 능력을 의심받은 끝에 미계약 보류 선수로 남아있고, 안경현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김 감독으로부터 "기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있다.
김 감독은 18일 경기 전 "더는 (안경현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까지 다잡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김동주가 있긴 하지만 주장인 그마저 1년 후 일본 진출을 공언한 상태다.
김 감독은 안팎으로 닥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18일 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김경문 감독과 두산의 행보에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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