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처음은 좋은 것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윤석민(22)이 'LG 잔혹사'를 끝내고 마침내 웃었다.
윤석민은 1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았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연패를 끊었고 개인적으로도 LG전 통산 6전 전패에서도 벗어났다.
데뷔 4년차를 맞은 KIA 차세대 에이스 윤석민은 전날까지 통산 16승(30패)을 거두는 동안 쌍둥이를 상대로는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56⅔이닝을 던지며 27자책점을 기록하며 6패, 평균자책점 4.29로 좋지 않았다. 그 중 5패가 바로 지난해 당한 것이었다. LG의 서울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는 5승4패, 평균자책점 2.67로 곰 사냥꾼 노릇을 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팀이 절체절명에 처한 이날 징크스를 털어내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윤석민은 최고시속 149㎞에 이르는 빠른 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섞어 던지며 전날 10점이나 뽑아낸 트윈스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안타를 맞더라도 대부분 2사 후에 내줘 실점 가능성을 대폭 줄였다. 더군다나 팀 응집력이 개선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힘으로 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에이스로서 잠재력을 뽐냈다.
지난해 윤석민을 철저히 괴롭힌 김재박 LG 감독도 "윤석민이 너무 잘 던져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게임이었다"며 칭찬했을 정도다.
윤석민은 "팀의 연패를 끊어 기쁘다. 등판 전 연패가 계속 이어지더라도 '관계없다. 편안하게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고 이날 야수들이 많이 도와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LG전 승부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패가 많이 쌓였던 것 같다. 오늘 그 연패를 끊어 기분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