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내신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던 고려대학교 수시 전형에서 일반고의 1,2등급 학생은 무더기로 탈락하고 훨씬 낮은 등급의 특목고 학생은 합격해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김건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일선 고등학교 진학 상담실마다 혼란에 빠졌습니다.
전교 1,2등을 다투던 학생이 합격자의 15배수를 뽑는 고려대 수시 일반전형 1단계에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충격에 빠져 등교하지 않은 학생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병기(서울 영등포여고 교사) : "굉장히 당황스럽죠. 작년의 결과를 분석했을 때 당연히 1단계를 패스할 줄 알고 쓴 학생이 떨어지고..."
100% 학생부 성적만으로 뽑는다던 1단계 전형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습니다.
문제의 전형은 교과 성적 90%에 비교과 10%를 반영하도록 돼 있어 내신 등급이 높은 학생이 합격하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일반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탈락한 반면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 5등급도 대거 합격했습니다.
실제로 용인외고의 경우 전체 233명 가운데 153명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일반고 내신 우수 학생 학부모 :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한 애가 고려대 합격도 아니고 15배수 안에도 못 든다는 게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고려대 홈페이지에는 해명을 요구하거나 항의하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고대 측은 교과와 비교과 성적을 종합해 평가한 결과라는 입장만 밝히고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대가 교과성적은 변별력을 줄이고, 대신 비교과 성적에는 편차를 많이 둬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하게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겉으로는 학교 성적 우수자를 뽑는다면서 실제로는 특목고생 위주로 뽑는 전형, 학생과 학부모는 허탈할 뿐입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