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하승진(KCC.222㎝)과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SK.201㎝)가 국내 프로무대 공식 첫 경기를 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프로 데뷔부터 줄곧 최장신 선수로 활약해온 '국보급 센터' 서장훈보다 무려 15㎝나 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농구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 하승진이 1일 대구실내체육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하승진은 이날 대구 오리온스와 2008-2009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1쿼터 종료 6분49초 전 서장훈을 대신해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1쿼터에서 4득점을 올린 하승진은 서장훈과 토종 '트윈 타워'를 이뤄 골밑을 집중 공략하면서 매 쿼터 2점-4점씩 올렸다.
22분51초를 뛴 하승진이 이 경기에서 올린 개인 기록은 14득점에 9개 리바운드. 큰 키를 이용해 블록슛도 2개나 곁들였다. 다만 자유투는 두 개를 시도해 한 개도 넣지 못한 점이 숙제로 남았다.
허재 KCC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오늘 첫 경기치고는 무난하게 플레이를 했다"면서 "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상대 팀 사령탑 역시 하승진의 골밑 활약에 고전한 탓인지 승리를 거두고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보였다.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은 "하승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키가 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면서 "첫 경기임에도 못한 것은 아니다.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SK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첫 경기에 출전한 김민수 역시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36분51초 동안 부지런히 코트를 누비면서 12득점을 올렸다. 또 5개 리바운드와 2개 도움을 곁들여 공수에서 모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김민수는 결정적인 순간 파울을 범해 SK가 삼성에 74-75로 덜미가 잡히는 빌미를 제공했다.
SK는 1점 차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경기 종료 39초 전 김민수가 반칙해 자유투 두 개를 삼성에 헌납했다. 김민수는 또 종료 22초를 남기고 공격자 반칙을 저질러 승리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김진 SK 감독은 "좋은 점도 보여줬지만 중요할 때 공격자 반칙이 나왔다. 첫 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첫 경기라 부담이 컸을 텐데 그럼에도 테렌스 레더의 슛을 두 차례나 막아냈고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 시즌 치르면 좋은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