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김태훈, ‘오상은 격파’ 이변 연출

입력 2008.11.28 (18:56)

수정 2008.11.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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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은 형을 여섯 경기 만에 처음 꺾어 기분이 좋습니다. 상무 입대를 앞둔 마지막 대회에서 팀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실업탁구 삼성생명 5년차 김태훈(22)이 28일 경기도 부천 송내 사회체육관에서 열린 'KRA컵 슈퍼리그 2008'에서 국내 최강자 오상은(31.KT&G)을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손 펜홀더 드라이브 전형인 김태훈은 유승민과 주세혁, 이진권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미완의 대기'.
김태훈은 서브가 국내 최고 수준임에도 수비 약점 탓에 삼성생명 입단 후 전국대회 개인전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철승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아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공격력까지 살아났고 이번 슈퍼리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의 활약이 돋보인 건 이날 KT&G와 챔피언결정 1차전.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은 첫 단식에 유승민 대신 김태훈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유승민이 상대 에이스 오상은과 정면 대결에서 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은 김태훈을 저격수로 내세운다는 전략이었다.
김태훈 카드는 적중했다. 김태훈은 회전량 많은 서브로 오상은의 리시브를 흔들고 나서 날카로운 포어핸드 드라이브로 상대 허점을 파고들었다. 첫 세트는 김태훈의 여유 있는 11-6 승리. 김태훈과 상대전적이 5전 전승으로 앞서 있던 오상은은 김태훈의 공세에 휘말려 범실을 남발하며 무너졌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오상은은 빠른 풋워크와 구석을 찌르는 드라이브로 2세트를 11-5로 앞섰다.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춘 김태훈은 3세트도 예리한 백핸드 드라이브로 오상은을 괴롭힌 끝에 11-9로 이겼다.
승부의 분수령은 4세트. 김태훈은 3-7, 5-9로 끌려가 패색이 짙어 보였다.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김태훈은 까다로운 서브에 이은 빠른 3구 드라이브로 득점을 쌓아 8-10으로 쫓아갔고 결국 듀스를 만들었다. 기세가 오르자 팽팽한 듀스 접전에서 뚝심을 발휘하며 14-12 역전승을 낚아 3-1 승리를 완성했다.
삼성생명은 김태훈이 오상은을 잡아준 덕에 KT&를 3-1로 물리쳐 챔프 1차전 승리를 챙겼다.
김태훈은 전날 KT&G와 2라운드 최종 5차전 4단식에서도 김경민을 3-0으로 일축했고 1라운드 농심삼다수와 경기 때도 게임스코어 2-2에서 한지민을 3-2로 돌려세우는 등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
부천 중원고 3학년이던 2003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단식 2위에 오르고도 실업 입단 동기인 임재현(KT&G) 등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태훈이 뒤늦게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달 22일 상무에 입대할 예정인 김태훈은 "오늘 오상은 형과 경기 승리를 계기로 내 이름을 알렸으면 좋겠다. 상무에 가서도 훈련을 열심히 해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힌 뒤 "군 입대 전 마지막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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