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김 추기경은 내일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지에 잠들게 됩니다.
묘비에는 성경 시편 한 구절이 새겨지는데 과연 어떤 사연이 담겨 있는지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도들이 둘러싼 양지바른 산 중턱에 고 김수환 추기경은 영원히 잠들게 됩니다.
머리맡에는 예수상과 성모상이 내려다보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주교가 됐던 고 노기남 대주교가 곁을 지킵니다.
70만 제곱미터가 넘는 묘지에서 추기경이 차지할 땅은 3제곱미터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도 이 공원묘지에 이미 가족을 모신 신도들은 양지 바르고 물빠짐이 좋아서 추기경도 편안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효연(수원 정자동) : "햇볕이 잘 들거든요 굉장히 편안한 곳이에요 이곳이. 이곳에 묻히신다고 해서 저도 마음이 편안하고..."
비석에는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아쉬울 것 없노라'라는 성경 가운데 시편의 한 구절이 새겨집니다.
추기경은 생전에 이 글귀를 비문으로 골라뒀습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시편이 다 좋잖아. 모든 것을 다 안아주시고 죽음의 골짜기로 간다 해도 두려울 것이 없을 정도로 자유로운데."
처음 사제가 될 때 이정표로 삼았던 문구를 비문으로 안고 가는 것입니다.
<인터뷰> 양해룡(신부) : "세상의 물질과 모든 욕망을 다 끊어버리고 주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살아가겠다."
비문으로는 이와 함께 모든 사람을 위해 나를 바치겠다는 의미를 담아 "너희와 모든 이를 향하여"라는 문구가 함께 새겨집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