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설전, 전창진 ‘유재학 은퇴 압박?’

입력 2009.03.25 (16:26)

2008-2009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과 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뜨거운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25일 오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사령탑들이 출사표를 던진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 홀.
전창진 동부 감독이 옆 자리에 앉아 있는 동갑내기 유 감독을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포문을 먼저 열었다.
전 감독은 "유 감독은 팀을 조직적으로 잘 만들고 경기 분석력이 뛰어나다. 배워야 할 점"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정색한 뒤 "유 감독은 정규 시즌 때 역전 우승을 하면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내년 프로농구판에도 남아있는 지 지켜보겠다"고 돌출 발언을 했다.
정규리그에서 줄곧 2위에 머물던 모비스가 시즌 막판 동부를 선두에서 끌어내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데 대한 반감의 표시이자 보복성(?) 발언으로 들렸다.
유 감독은 "동부가 운이 없었다"고만 말할 뿐 전 감독의 발언에 직접 대응하지 않자 전 감독이 다시 "은퇴에 대한 견해를 밝혀라"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유 감독은 "돈독한 친구가 도와줘 우승하게 됐는데 강력히 (은퇴를) 원하면 몇 년 후에 은퇴하겠다"고 에둘러 대답했다.
유 감독의 이러한 답변을 전해 들은 전 감독의 다음 말이 걸작이었다.
그는 "그렇다면 은퇴를 번복하는 것이냐"라면서 "(은퇴를 하지 않는다면) 나한테 (우승) 보너스 일부라도 건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건네 좌중을 웃겼다.
유 감독이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라고 말끝을 흐리자 전 감독이 다시 "그럼, 우승을 하지 말았어야지"라고 맞받아쳐 회견장은 순간 웃음바다로 변했다.
독특한 화법에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자주 구사해 '한자성어의 달인'으로 불리는 안준호 서울 삼성 감독도 화려한 언변으로 회견장에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한자성어로 압축시켜 표현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6팀 모두 챔피언 자격이 있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꼭 정규리그 1,2위가 챔피언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게 플레이오프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난형난제(難兄難弟), 용호상박(龍虎相搏)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팀끼리 승패를 겨루는 단판 승부에서는 승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우여곡절 끝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삼성과 대결하게 된 창원 LG의 강을준 감독 역시 올 시즌 프로 데뷔전을 치른 신임 사령탑이지만 만만찮은 입심을 보여줬다.
그는 "봄의 축제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새내기 감독으로서 베테랑 감독(안준호 감독을 지칭)에게 도전하는 자세로 열심히 해 보겠다"고 말했다.
LG의 용병과 시즌 도중 마찰을 빚기도 한 강 감독은 또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하나가 되는 것"이라면서 "외국인 선수에게는 노력하는 만큼 금액을 주기로 했는데 달러가 무진장 올랐다. 제 몫을 못했을 때는 돈 받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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