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클러치 샷’ 정확성 여전

입력 2009.03.30 (10:52)

수정 2009.03.30 (15:22)

무릎 수술로 8개월 이상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타이거 우즈(미국)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여전했다.
30일(한국시간)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지난해 6월 US오픈 이후 처음 투어 타이틀을 따내자 AP통신은 우즈의 18번홀(파4) 버디 퍼트를 '클러치 샷'이라고 표현했다.
클러치 샷은 흔히 농구 등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슛을 의미하는 말로 중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성공하는 우즈 퍼트의 정확성을 빗댄 셈이다.
이날도 우즈의 한 방으로 경기가 끝났다. 3라운드까지 5타나 뒤져 역전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우즈에게 불가능은 없는 듯했다.
2,3번홀 등 초반에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단독 1위였던 숀 오헤어(미국)의 마음을 급하게 만든 것이 주효했다.
2번홀에서 우즈가 버디를 먼저 기록하자 오헤어는 3번홀 보기로 급해진 마음을 숨기지 못했고 우즈는 여기서도 보란 듯 버디를 뽑아내며 순식간에 2타 차로 따라붙었다.
우즈가 4번홀 보기로 다시 3타 차가 됐지만 7번홀에서 우즈와 오헤어는 버디-보기로 희비가 엇갈리며 1타 차 접전을 이어갔다.
결국 동타로 맞이한 18번 홀에서 우즈의 '클러치 샷'이 제 몫을 했다. 오헤어가 12m 정도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우즈는 5m 정도 버디 퍼트를 정확히 꽂아 넣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많은 선수가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와 우승 경쟁을 하면 제풀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오헤어가 16번 홀에서 1타를 뒤졌다가 다시 17번 홀에서 공동 선두로 따라 붙자 18번 홀에서 한 방을 날리며 무릎 부상 복귀 후 첫 우승을 따낸 것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바트 브라이언트(미국)와 9언더파로 공동 선두인 상황에서 마지막 18번홀을 맞은 우즈는 올해보다 더 먼 거리인 8m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해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가 마지막 홀 버디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한 것이 이때가 2001년 이 대회 이후 7년 만이었을 정도로 극적인 상황이었다.
연장 승부를 기대했던 브라이언트와 오헤어는 우즈의 클러치 샷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2008년 6월 US오픈 우승 때도 18번홀 한 방이 우즈를 살렸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4.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귀 후 3개 대회만 치른 우즈지만 4월 마스터스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것은 역시 우즈의 클러치 능력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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