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범?’ 한기주 등판에 KIA는 나락

입력 2009.04.22 (22:22)

수정 2009.04.2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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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한기주가 또다시 팀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한기주는 22일 광주 구장에서 계속된 두산 베어스와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서 4-3으로 앞서던 9회초 마무리로 등판했지만 한꺼번에 석 점을 내줬다. 결국 KIA는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기주는 첫 타자 민병헌에게 유격수 앞 내야땅볼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두 번째 타자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불행의 서곡이었다.
오재원의 3루 왼쪽 강습타구는 KIA 3루수 김상현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고 이 사이 민병헌이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다. 한기주는 이어 고영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한 점을 더 허용했고 김현수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또 내주고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제는 한기주가 이틀 연속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기주는 전날 7회 나지완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5-4로 앞선 상황에서 맞은 9회초 두산 손시헌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점을 내주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21일 경기는 두산 김경문 감독조차도 "7회 투런 홈런을 맞았을 때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으로 봤다"라고 할 정도였지만 한기주가 난조를 보이면서 결국 KIA는 올 시즌 두산전 3연패를 기록했다.
22일 경기 역시 최희섭의 8회말 역전 투런포로 승기를 잡았음에도 한기주가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두산전 연패 숫자는 `4'로 늘어났다.
가장 믿음을 줘야 할 마무리 투수가 이틀 연속 똑같은 모습으로 무너진 것은 팀 사기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KIA로서는 이날 한기주의 부진이 그 무엇보다 뼈아프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불펜에서 계속 실점을 하는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기주가 9회초 석 점째를 내줘 4-6이 되자 1루측 관중석에서 플라스틱병 몇 개가 경기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한기주의 투구에 팬들이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반증하는 대목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기주는 이와 비슷한 일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했지만 국내로 돌아와서는 이를 극복해냈다. 한기주가 두 경기의 악몽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KIA의 향후 행보에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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