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딴판!’ 초반 총체적 난국 조짐

입력 2009.04.23 (13:27)

수정 2009.04.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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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군단’이 비틀거리고 있다.
롯데는 22일 SK와 원정경기에서 1-13로 크게 져 3연패를 당하면서 6승10패를 기록해 공동 7위로 내려앉았다. KIA(6승9패1무)와 승률은 같지만 승차에서 0.5경기 뒤져 사실상 꼴찌다.
지난해 137만명을 돌파해 한 시즌 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롯데의 부진은 프로야구 전체 흥행 판도와도 직결되기에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롯데가 총체적 난국에 빠질 기미를 보이는 것은 마운드와 타선 모두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개막 직후에는 득점력 빈곤에 허덕였지만 큰 고민은 아니었다. 타격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니 언젠가 폭발하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7,18일 목동 원정에서 홈런 9방을 터트리며 연승을 거두자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기다림의 효과가 나타났다"며 활짝 웃었다. "어떤 투수도 우리 타자들을 당해나기 힘들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그러나 일시적인 반등 효과가 나타났을 뿐이었다.
이어진 인천 원정에서 SK에 연이틀 대패하면서 기가 꺾였다. 타선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고 있다는 조짐이다.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야구 소원풀이를 한 지난 시즌 5선발 체제를 막판까지 제대로 운영한 유일한 팀이었다. 마티 매클래리를 중도 퇴출했지만 조정훈이 빈 자리를 메워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유지했다.
전체 69승 중 75%인 52승을 선발승으로 챙겼을 만큼 선발 비중이 막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딴판이다.
손민한의 공백이 크긴 하지만 작년 2,3선발을 맡았던 장원준, 송승준이 나란히 3패씩 떠안으면서 무너지고 있다. 송승준은 22일 경기에서 1회에만 박경완의 만루포 등 4안타, 볼넷 3개로 난타당해 7실점했다. 롯데의 해묵은 고질은 마무리 투수였지만 올해는 '앞문'에서 뻥뻥 뚫리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투수 존 애킨스는 3세이브, 방어율 제로로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초반 대량 실점 경기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조정훈과 이용훈이 각각 2승, 1승을 올렸지만 방어율은 4점대 후반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열쇠는 손민한이 쥐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컨디션 난조로 등판하지 못했던 손민한은 현재 불펜에서 사이드 피칭을 하고 있다. 4월말 쯤에는 등판하리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반짝 상승세를 탔던 타선도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팀 타율 0.238로 타고투저 바람 속에서 유일하게 2할5푼 밑으로 떨어진 팀이다. 홈런은 22개를 때려 '빅볼'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고 있지만 기동력은 도루 6개(7위)로 축 늘어져 있다. 특히 테이블 세터 김주찬, 이인구가 한번도 도루를 못했다.
타격 30걸에 김주찬(0.313, 14위) 한 명뿐이고 이대호(0.268), 가르시아(0.232), 홍성흔(0.232) 등 중심 타선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어 타순도 바꿔 가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차피 장기 레이스인 만큼 '올해에는 초반 사이클이 좋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2일 경기 후 "우리는 지금 나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연승연패에 개의치 않는다. 팀은 점점 괜찮아질 것이다"라며 실망한 팬들에게 기다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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