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육상부 ‘성급한 발야구’로 자멸

입력 2009.05.06 (23:00)

수정 2009.05.06 (23:10)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트레이드 마크는 `발야구'다.
이종욱-김현수-고영민-오재원 등 발빠른 `두산 육상부' 선수들이 빠른 발로 상대 내야 수비를 흔들어 점수를 내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의 팀 도루는 24개로 8개 구단 중 3위로 처져 있다. 1위 SK(46개)와 비교할 때는 절반 수준이다.
전날 어린이날 만원 관중 앞에서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에 0-12 참패를 당한 두산은 6일 LG전에서는 발야구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결국 그 `발야구'가 오히려 화를 불러왔다.
0-0이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임재철이 3루 선상을 총알같이 타고 흐르는 좌익수 앞 2루타로 출루하며 두산은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임재철은 다음 타자 손시헌의 타석 때 볼카운트 1-1에서 LG 선발투수 이범준이 아직 와인드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3루로 뛰었지만 이범준이 돌아서자 2루로 귀루하려다 그만 태그 아웃됐다.
두산은 손시헌이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 이후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비슷한 상황은 또 있었다.
4회말 김현수가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최준석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기회에서 두산 김경문 감독은 `육상부 주장' 이종욱을 대주자로 내보냈다.
팀의 중심타자인 최준석을 빼는 모험을 감행하면서라도 이종욱의 빠른 발을 이용해 LG 내야를 흔들어 승부를 걸겠다는 벤치의 작전이었다.
예상대로 이종욱은 임재철의 타석 볼카운트 1-1에서 이범준이 와인드업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범준이 자세를 바꿔 1루로 공을 던지자 이종욱은 결국 태그아웃되면서 기회를 날려버렸다.
`위기 다음은 기회'라는 야구 속설을 입증하 듯 4회까지 볼넷 6개만 얻어냈을 뿐 무안타로 두산 선발 금민철에게 눌리던 LG 타선은 5회초 선두 타자 박용택의 안타와 페타지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고 결국 승리를 잡아채며 2007년 5월19일 대구 삼성전 이후 718일만에 5연승의 감격을 누렸다.
두산 `발야구'의 위력을 보여주려던 의욕이 도리어 두산의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