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붕괴 속 ‘무명 투수’ 전성시대

입력 2009.05.08 (11:22)

수정 2009.05.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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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8개 구단 중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굴러가는 팀이 있나요?"
두산 김경문 감독은 7일 LG와 잠실경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요즘 프로야구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선발투수 전성시대이다.
각 구단이 8일 선발 투수라고 예고한 투수들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한화 경기 선발은 홍상삼과 황재규.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홍상삼은 작년 두산이 2차 3라운드 20순위로 뽑은 신예로 지난 2일 롯데와 경기에 생애 처음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내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한화 황재규는 신인으로 선발 데뷔전이다. 중간계투로 6경기를 평균자책 2.61로 무난히 소화한 결과 임시직이지만 선발 자리를 따냈다.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하는 히어로즈 선발 강윤구도 생소한 이름이다. 역시 신인으로 3경기에 4⅓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개막 이후 한달 넘도록 타고투저 분위기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게다가 각팀 주축 투수들이 잇따라 부상자 대열에 합류한 탓도 있다.
선발 투수 로테이션이 가장 심각하게 무너진 팀은 최하위 롯데.
에이스 손민한이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데다 이용훈이 부상자로 등재됐고 그나마 잘 던지던 조정훈까지 어깨 염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지난달 25일 LG와 경기에서 1군 무대 경험이 전무한 김대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6일에도 SK와 주중 3연전 두번째 판에 역시 1군에 데뷔하는 이상화를 썼다.
김대우는 5타자 연속 볼넷으로 무너졌지만 이상화는 5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2군에서 또 다른 선발 자원을 찾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끝까지 5선발 체제를 굳건히 유지했던 롯데가 올 시즌엔 하루 걸러 하루씩 땜질 선발을 구하고 있다.
선두 SK조차도 7일 경기에서 3년만에 1군에 올라온 엄정욱을 올렸다. 재활 전 157㎞ 광속구를 뿌렸던 엄정욱을 테스트해보는 취지도 있었지만 결국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최강 선발진으로 6인 로테이션을 운용했던 KIA도 서재응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고 윤석민이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면서 5인, 6인 선발 체제가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다.
마운드 운용을 최우선시하는 삼성도 좌완 불펜요원 차우찬을 선발진에 넣었다 뺐다 반복하고 있고, 좌완 선발이 없는 두산은 진야곱, 금민철을 번갈아 시험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 5점대를 넘는 한화와 히어로즈도 정상적인 로테이션은 일찌감치 접었다.
그나마 6연승 신바람을 내고 있는 LG가 5선발 최원호만 빼면 봉중근, 정재복, 심수창, 이범준으로 개막 전부터 예고됐던 선발 로테이션을 한 달 넘게 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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