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생태계, 천적 있어 즐거워

입력 2009.05.29 (10:01)

수정 2009.05.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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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팀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천적'이 있어 프로야구가 더 재미있다.
KIA 타이거즈는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 앞에 한없이 작아진다. 28일에도 인천 문학구장에서 7⅔이닝 동안 김광현에게서 고작 4안타를 빼앗고 1점을 얻는데 그쳐 1-7로 패했다.
올 시즌 김광현에게 헌납한 승리만 벌써 3승째. 김광현은 KIA를 제물로 지난해 4연승을 달린 것을 합쳐 7연승을 내달렸다.
SK가 올해 KIA를 상대로 따낸 4승 가운데 3승이 김광현 덕이다.
히어로즈는 28∼29일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한 때 6점대를 넘었던 팀 방어율을 5.77까지 낮췄다.
힘 좋은 웅담 타선을 상대로 투수들이 6점만 줬을 정도로 잘 던졌다.
올 시즌 두산과 맞붙어 2연승-3연패-3연승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히어로즈는 두산과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75로 안정적이다.
'한국의 쿠어스필드'라는 홈구장 목동구장에서 27이닝 동안 24점이나 주고 심하게 얻어맞았지만 두산의 홈구장 잠실구장에서는 45이닝 동안 단 6점만 허용했다.
2006년 데뷔해 곧장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칭호를 꿰찬 '괴물' 류현진(한화)은 LG 트윈스만 만나면 힘이 불끈 솟는다. 올해도 2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 등 쌍둥이를 상대로 통산 13승3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7연승을 달리다 지난해 1패를 당하긴 했으나 이후 또 3연승을 내달렸다. 28일까지 올린 개인 통산 55승 중 25%를 LG에 거둬 LG가 '보약'인 셈이다.
SK는 지난 7일 롯데에 패하긴 했으나 그전까지 무려 15연승을 달렸다. 공수에서 톱니바퀴 같은 짜임새를 보였던 SK는 파워는 돋보이나 주루와 수비에서 2%가 부족했던 롯데를 끈질길게 물고 늘어져 항복을 받아내는 '포식 근성'을 숨기지 않았다.
천적에게 약점이 잡히면 이후 수년간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향이 심해 각 팀은 전력 분석에 더 열을 올리고 꼭 쓰러뜨리고자 이를 악물고 덤비지만 한 번 수가 읽힌 통에 결과는 신통치 않다.
천적이 '희생양'의 유니폼을 입는 경우도 더러 있다. 쌍방울 시절부터 LG를 상대로 개인 통산 31승 중 절반이 넘는 16승을 올려 '킬러'로 명성이 자자했던 왼손투수 오상민은 현재 트윈스 중간 계투로 활약 중이다.
LG가 김상현을 KIA에 내주고 데려온 오른손 투수 강철민은 현재 어깨가 아파 2군에서 재활 중이나 지난해까지 올린 통산 25승 중 7승을 LG를 상대로 올렸다.
트윈스는 강철민이 홈구장 잠실구장에서 유독 강해 통산 7승을 거뒀기에 컨디션을 회복하면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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