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그린 라이트’ 돌풍 질주

입력 2009.05.29 (10:59)

수정 2009.05.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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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라이트를 켰습니다."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28일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모처럼 활짝 웃었다. 히어로즈가 '발야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뛰는 야구의 대명사 두산을 상대로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줬기에 기쁨이 더 컸다.
히어로즈는 지난 27일 두산과 잠실 경기에서 도루 7개를 성공시켰다. 2번 타자 황재균은 출루하기만 하면 무조건 뛰어 4번 모두 살았다. 톱타자 정수성은 두산 선발 투수 김선우가 잠시 넋놓는 사이 올 시즌 첫 홈스틸까지 감행했다.
다음 날에도 발야구로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1번 정수성이 사구로 나가 곧바로 2루를 훔쳤고 황재균의 안타로 홈에 안착했다. 이어 황재균도 머뭇거림 없이 또 뛰었고 2루에 산 뒤 더그 클락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클락도 클리프 브룸바가 삼진 당할 때 2루로 내달려 살았다.
히어로즈는 두산과 주중 3연전에서 무려 12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자는 한 번도 없었다. 덕분에 3연승도 거뒀다.
두산은 도루 저지율 0.538로 1위인 최승환이 부상으로 마스크를 내려놓아 용덕한, 김진수가 번갈아 안방마님을 맡아봤지만 대책이 없었다.
사실 히어로즈는 그리 빠른 팀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에는 팀 도루 97개로 공동 6위에 그쳤다. 두산(189개)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팀 도루 48개로 벌써 작년 전체 도루의 반을 달성했다. SK(67개)에 이어 팀 도루 2위이고 두산(45개)보다 많다.
김시진 감독은 "정수성, 황재균, 이택근, 클락 등 4명에게는 항상 그린 라이트를 켜놓고 있다"고 말했다.
벤치 눈치를 살필 필요없이 타이밍만 잡았다 싶으면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얘기다.
28일까지 황재균이 16번이나 도루했고 이택근이 11개, 클락이 7개, 정수성이 4개를 올리고 있다.
홈스틸을 성공시킨 정수성은 "한 점만 더 내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홈으로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도 4번 타자 타석에서 정수성이 홈으로 파고 들자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어쨌든 여유있게 세이프돼 그린 라이트 작전은 성공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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