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북한, 3남 김정운 후계 지명

입력 2009.06.03 (07:22)

수정 2009.06.03 (07:29)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객원 해설위원]

북한이 3대 세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내외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도 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북한지도부가 ‘3대 세습’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하고 후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후계 문제는 북한 정권과 체제의 운명과도 직결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김정운 후계 지명이 사실이라면 최근 로켓 발사와 핵 실험 등 일련의 위기조성이 북한 내부 사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따라 북한 지도부의 초조함이 연이은 위기 조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아들로의 권력 세습을 본격화하려는 데는 믿을 곳은 친 혈육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나 갑작스런 유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총체적인 체제 위기에 봉착해있는 만큼 3대 세습으로 이어지는 후계 구축은 많은 난관에 봉착할 것입니다.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로의 후계 지명이 이뤄진 1974년은 북한의 경제 사정이 좋은 편이었고 김일성이 건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고 ‘선군정치’에 따른 군부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건강 악화 이후 북한의 정책 결정 구조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북한은 남북 관계에서 ‘전면 대결’을 선언하는 등 위기 수위를 높이고, 국제사회를 향해 로켓 발사와 핵 실험을 하는 등 초강수를 연거푸 쏟아내고 있습니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 활발한 현지 지도를 하고 있지만 동영상을 통해본 김 위원장의 건강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북한이 오는 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패를 달고 후계체제를 공식화하기 위해서는 북미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경제를 재건해야 합니다.

김 위원장은 여의치 않으면 핵 보유국의 지위를 후계자에게 물려주고 정권 유지와 체제 수호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맞대응 차원을 넘어 후계 체제 구축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도 다각적인 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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