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부진, ‘꿈의 4할’ 가능성 시들

입력 2009.06.10 (10:48)

수정 2009.06.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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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할 타율은 꿈으로 끝날 것인가.'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프로야구 27년 만의 4할 타자 탄생 가능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9일 로베르토 페타지니(LG)를 끝으로 타격 순위표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데다 타격 상위권에 포진한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최근 부진하기 때문이다.
8일까지 타율 0.402를 작성하며 타격 1위를 달린 페타지니는 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3번 타석에 들어섰으나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바람에 타율은 4할 아래인 0.398로 처졌다. '결점 없는 타격'을 자랑하던 페타지니였지만 최근 3경기에서 단 1안타밖에 뽑지 못하면서 팀 성적과 함께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타격 순위에서 4할 타율을 올린 선수가 사라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고 페타지니를 필두로 김현수(두산), 정근우(SK) 등이 타율 4할1푼대의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4할 타자 탄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타자들의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헛방망이질이 늘기 시작했다.
정근우는 지난달 28일 KIA와 문학구장 경기 이후 10경기에서 단 4안타를 작성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3차례나 한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쳤던 정근우로서는 답답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타율은 야금야금 까먹은 끝에 0.352까지 떨어졌다.
김현수의 방망이도 최근 눈에 띄게 무뎌졌다. 최근 3경기 11타수에서 안타를 단 한 개도 치지 못했고 타율도 0.390로 내려앉았다.
박용택(LG)과 김동주(두산)가 타격 3, 4위를 달리며 비교적 높은 타율을 작성하고 있지만 4할 타율에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둘의 타율은 각각 0.376과 0.368에 머물렀다.
박용택과 김동주도 다른 상위권 타자와 마찬가지로 방망이의 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박용택은 3일 한화와 잠실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기도 했지만 이후 5경기에서 3안타를 추가하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김동주도 왼쪽 팔꿈치 부상 등이 겹치면서 최근 5경기에서 2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994년 타율 0.393을 친 이종범(당시 해태)의 예를 들며 4할 타율 작성의 어려움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종범은 잘 치고 발도 빠른 선수였는데도 4할 타율을 치지 못했다. 그런데 김현수와 페타지니는 빠른 발로 만드는 내야안타가 별로 없다"며 "또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4할 타자 여부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서 시즌 타율 4할을 넘겼던 이는 원년이던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청룡) 뿐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테드 윌리엄스(전 보스턴)가 타율 0.406을 때린 1941년 이후 4할 타자가 자취를 감췄고, 일본프로야구에서는 4할 타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4할 타율은 '불멸의 기록'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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