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투혼의 홈런’, 롯데에 설욕

입력 2009.06.24 (22:20)

수정 2009.06.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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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기계' 김현수가 통증을 참고 홈런을 쏘아올린 두산이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갈매기 군단을 꺾었다.
두산은 24일 사직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 원정 경기에서 겁없는 2년차 투수 홍상삼이 5이닝을 1점으로 틀어막고 유재웅, 김현수의 홈런을 앞세워 5-4로 신승,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김경문 감독이 마운드에서 캐낸 새 보물 홍상삼은 시즌 6승째를 올려 신인왕 도전에 탄력을 더했다.
롯데는 붉은 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맨 2만8천500명의 함성을 등에 업고 두산의 필승 계투진을 끈질기게 괴롭혔지만 새내기 마무리 이용찬을 무너뜨리지 못해 1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LG는 잠실에서 릭 바우어의 호투와 홈런 3방을 앞세워 히어로즈를 6-2로 물리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LG는 두산에 덜미를 잡힌 롯데를 한 계단 끌어내리고 5위로 올라섰다.
시즌 10승에 도전했던 히어로즈 왼팔 에이스 이현승은 홈런 3방을 얻어맞고 6실점해 5패째를 떠안았다.
5연패 터널에서 빠져나온 삼성은 대구에서 이틀 연속 한화를 누르고 롯데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8회까지 8-2로 여유있게 앞서가던 삼성은 8회초 오승환이 이도형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해 아찔한 순간을 맞았지만 9-7로 승리를 지켰다.
광주에서는 KIA와 SK가 4시간50분에 걸친 연장 12회 혈투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광주(SK 3-3 KIA)

두 팀이 투수 13명을 쏟아부어 물량공세를 폈지만 손에 든 것은 패배와 다름없는 무승부였다.
KIA가 1회 최희섭의 내야안타와 실책으로 2점을 먼저 뽑고 2회 새끼 호랑이 안치홍의 홈런으로 달아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SK는 컨트롤 아티스트 서재응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끝에 6회초 박경완의 적시타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불펜 싸움 속에 시즌 20번째 연장에 접어든 승부는 끝내 결승타의 주인공을 만들지 못했다.
KIA의 공격이 아까웠다.
연장 10회말 2사 1,2루에서 김상훈이 안타를 때렸지만 2루 주자 최희섭이 홈에 서서 들어오다 태그아웃당해 결승점을 뽑지 못했다. KIA 선수들은 끝내기 세리머니를 펼치러 물병까지 들고 나갔다가 아쉽게 돌아섰다.
연장 11회 2사 만루에서도 최희섭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연장 12회에도 똑같은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무위로 끝났다.
●사직(두산 5-4 롯데)

두산 타선은 주포 김동주, 최준석이 빠졌지만 김현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집중력을 발휘했다.
2회초 유재웅, 손시헌의 연속 안타와 후속 땅볼로 선제점을 냈고 3회초 임재철의 적시타, 4회초에는 도망가는 유재웅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수비 중 쇄골을 다친 채로 출전을 강행하고 있는 김현수는 6회초 풀스윙하고 아픈 가슴을 움츠렸지만 제대로 맞은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4-1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홈런.
마운드에서는 홍상삼이 빛났다.
직구 최고 구속 151㎞를 찍은 홍상삼은 1회말 제구력이 흔들려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에서 카림 가르시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다음 5회까지 롯데 타선을 물에 적셨다.
두산은 불펜 에이스 임태훈이 6회말 김민성의 2루타 등으로 2점을 빼앗기고 8회말 신형 잠수함 고창성이 최기문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차까지 쫓겼지만 소방수 이용찬이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주찬을 좌익수 직선 타구로 잡아내 간신히 불을 껐다.
●대구(삼성 9-7 한화)
삼성의 괴짜 용병 루넬비스 에르난데스가 모처럼 호투했다. 에르난데스는 7이닝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은 1회말 2사 만루에서 이영욱의 적시타와 손주인의 2루타가 연달아 터져 4-0으로 앞섰다.
6회말 강봉규의 홈런으로 7-1까지 달아난 삼성은 낙승을 예상했다.
8회초 구원 투수 김상수가 강동우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은 뒤에도 4점이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어진 1사 1,2루 위기에서 올라온 마무리 오승환이 이도형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아 1점차로 쫓기자 선동열 감독의 입술이 바싹 타들어갔다.
삼성은 8회말 박석민의 홈런으로 겨우 한숨 돌리고 의표를 찔린 오승환이 8, 9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1⅔이닝을 마무리해 귀중한 1승을 더했다. 오승환은 시즌 17세이브. 날개를 잃은 한화는 4연패로 추락했다.
●잠실(LG 6-2 히어로즈)

크리스 옥스프링의 대체 용병으로 데려왔지만 4경기 평균자책점 15.83으로 잔뜩 실망만 안겨주던 외국인 투수 바우어가 처음 김재박 감독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바우어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정확히 6대4 비율로 섞어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히어로즈의 도깨비 방망이를 요리하고 한국 무대에서 5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쌍둥이 타선에서는 2군에서 올라온 박병호의 배트가 불을 뿜었다.
시즌 타율 0.154에 불과했던 박병호는 2회말 이현승의 볼을 밀어서 우중간으로 넘겼고 4회말에는 반대쪽 좌중간 담장을 넘겨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3회 시즌 19호 2점 대포를 날려 홈런 선두인 히어로즈의 클리프 브룸바(21개)를 2개 차로 추격했다.
전날 잠실에서 홈런 6방을 주고 받았던 두 팀은 이날도 아치 5개를 그렸다.
히어로즈는 이숭용과 황재균이 추격하는 홈런을 때렸지만 두 방 외에는 점수를 뽑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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