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쓴소리 “한국의 싱글 A 야구장”

입력 2009.06.25 (17:39)

수정 2009.06.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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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샤워할 때 슬라이딩 때문에 팔꿈치와 무릎이 깨진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미국 선수도 우리와 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똑같은 슬라이딩을 해도 다치지 않는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이 25일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야구 시설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봉중근은 "한국 야구 수준이 이제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시설 면에서 보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선수들이 많이 다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광주구장에서 SK 와이번스 박경완이 주루 중 발목이 접질리면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으며 지난 4월7일에는 광주구장에서 수비를 하던 KIA 타이거즈 이용규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복사뼈에 금이 갔다.
그는 "잠실구장과 문학구장은 메이저리그 수준이지만 목동, 대구, 광주구장 등은 미국 프로야구로 치면 싱글 A 수준"이라며 "그래서 선수들이 많이 다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도 지적했다.
"선수들이 슬라이딩하면서 고통스러워 하고 다이빙캐치를 하면서 부상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좋은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며 "이런 악조건에서 경기하다 보니 좋은 경기장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 나가 더 잘하는 것 아니겠냐"며 허탈하게 웃었다.
봉중근은 WBC에 참가한 선수들이 줄줄이 다치는 것은 WBC 후유증이라고 분석했다.
봉중근은 "매년 스프링캠프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올해는 대표팀 선수들이 예년과 비교해 한 달 전부터 몸을 만들고 움직이면서 쌓인 피로가 부상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6월인데도 8,9월은 된 것처럼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많은 관중들이 기대를 하고 야구장을 찾는데 부상으로 팬들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WBC에 참가했던 김태균(한화), 박경완, 이용규, 이종욱(두산)는 부상으로 최근 2군에 내려가거나 올 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또 김현수(두산)도 수비 도중 펜스와 부딪히면서 쇄골을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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