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빛바랜 46일 만의 ‘컴백 홈런’

입력 2009.07.02 (23:04)

수정 2009.07.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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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려 왔지만 너무나 늦게 터진 홈런이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4번 타자 김태균(27)이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46일 만에 홈런포를 터뜨렸다.
성적이 최하위에서 헤매는데다 전신 빙그레 시절을 포함해 구단 역사상 최다인 11연패 위기에 몰린 한화로서는 어느 때보다도 김태균의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실제로 4월말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던 한화는 김태균이 지난 4월 26일 그라운드에 넘어지면서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시작한 이후 성적이 꼴찌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김태균의 존재는 단순히 4번 타자 역할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초반 김태균은 여전히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두 번이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그때마다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한동안 허공을 응시하곤 했다.
타선의 중심이 침묵하면서 팀의 분위기도 더 무겁게 침체돼 갔다.
네 명의 투수가 6이닝 동안 11점을 허용하며 줄줄이 무너졌고 타선은 6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번번이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김태균은 이미 0-11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맞이한 8회초 공격에서 비로소 1점 홈런을 터뜨리며 긴 침묵을 깼다.
그토록 목마르게 기다려왔던 홈런이었지만 김태균은 웃지 못했다. 이미 큰 점수차로 승부가 결정나버린 상황에서 뒤늦게 터진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4번 타자의 부활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더 이상 점수차를 따라잡지 못한 채 충격의 11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김태균의 홈런은 절망의 끝에서 발견한 한줄기 희망의 빛이기도 했다.
김태균의 홈런포가 돌아온다면 팀의 중심이 강해지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도 같이 살아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날 "아직 공이 잘 뻗지를 않는다. 잘 맞은 공이 야수 정면으로 간다"며 아쉬움을 표했던 김인식 감독도 조금은 누그러진 표정으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태균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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