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최고령 골’ 투혼 또 빛났다

입력 2009.07.11 (21:42)

수정 2009.07.1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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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백전 노장' 김기동(37)이 세월을 잊은 불꽃 투혼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최근 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11일 프로축구 2009 K-리그 15라운드 포항과 광주 상무 간 경기가 열린 포항 스틸야드.
포항은 최근 K-리그 3연승을 포함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과 FA컵 16강, 리그 컵대회 8강 1차전 등 네 개 대회에서 6경기 전승을 올렸고 광주를 상대로 홈 12경기(10승2무) 무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라운드에 거센 돌풍을 일으킨 광주도 K-리그 선두를 달려 포항으로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분수령이 되는 일전이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초반부터 공격을 지휘하며 승리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파리아스 매직'의 선봉장은 주장 완장을 찬 `철인' 김기동이었다.
김기동을 불혹을 앞둔 많은 나이에도 선발로 출장해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원을 지휘했다.
김기동은 전반 19분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문전으로 달려들던 김광석이 한발 늦어 어시스트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23분에도 김기동의 크로스를 받은 데닐손이 오른발 논스톱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을 뚫지 못했다.
두 차례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던 김기동은 이번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김기동의 활약이 빛난 건 전반 26분.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던 데닐손은 왼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 김용대가 공의 속도를 이기지 못해 공은 굴러 나왔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김기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37세 84일, 454경기 출장 만에 뽑아낸 시즌 3호이자 K-리그 최고령 골이다. 김기동이 골문을 가를 때마다 프로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는 것이다. 또 필드 플레이어로 최다 경기 출장 중인 김기동은 앞으로 24경기만 더 나서면 경남 FC의 골키퍼 김병지(477경기 출장)까지 넘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특히 김기동은 지난 1일 실업축구 강호 고양 국민은행과 FA컵 16강에서 선제 결승골을 포함해 두 골을 몰아치며 4-0 완승을 이끌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남들이 힘들어 보인다는 말을 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던 김기동은 이날 풀타임으로 뛰고 나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그라운드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포항의 정신적 지주인 그는 "오늘 골을 넣은 것보다 우리 팀이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기쁘다"며 주장다운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시즌 초반에 우리 팀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선취골을 내주고 후반에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7연승 상승세를 발판 삼아 9연승, 10연승까지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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