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성, 야구 순위 판도 ‘다 바꿔!’

입력 2009.07.15 (10:57)

수정 2009.07.15 (11:49)

KBS 뉴스 이미지
갈매기가 날고 사자가 포효하자 천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롯데가 14일 한화를 8-1로 꺾고 3개월 여만에 승률 5할에 복귀하고 삼성과 공동 4위를 형성하면서 중위권 싸움이 흥미진진해졌다.
한 때 8위(롯데), 7위(삼성)까지 추락했고 승률도 4할대에 머물렀던 양팀이 5할대로 올라오면서 상위권 판도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영남 라이벌' 롯데와 삼성은 지난해 꾸준히 상위권을 형성하며 팬을 끌어모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삼성이 3전 전승을 올렸다.
양팀의 주포 카림 가르시아(롯데)와 박석민(삼성)이 지난해만큼 위력적이지 못하나 선발투수(롯데)와 확실한 계투진(삼성)의 힘으로 저력을 발휘했다.
◇롯데, 선발진 재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시즌 끝까지 가동, 확실한 체계를 세웠다.
올해는 손민한이 시즌 초반 컨디션 저하로 선발진에서 빠진데다 송승준, 장원준, 조정훈이 들쭉날쭉해 고전했지만 최근 송승준이 세 차례 연속 완봉쇼를 벌이면서 벌떡 일어섰다.
시즌 9승3패를 거둔 송승준은 5월3일 두산과 경기 이후 9연승 행진 중이다. 조정훈도 6월11일 한화와 경기 이후 4승1패로 상승세를 탔고 장원준도 6월 이후 4승1패로 페이스가 괜찮다.
선발진의 뒤를 받치는 불펜진도 힘을 내고 있다. 왼팔 강영식이 3승2패 8홀드를 올리며 좌타자 대결 전문 요원으로 맹활약 중이고 이정훈(1승2패4세이브), 임경완(2승3홀드) 등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롯데 팀 방어율은 4위(4.64)로 내려갔다.
선발과 계투진이 합작한 영봉승만 11차례로 나머지 7개 구단을 압도한다.
◇삼성, 그래도 믿을 건 불펜
지난해에 이어 선발투수진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삼성이 믿는 구석은 수년째 리그 정상을 자랑해 온 불펜이다.
삼성은 41승 중 구원승으로 17승을 따내 두산(44승 중 19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불펜 의존도를 보였다.
마무리 오승환이 어깨 통증과 구위 저하 등으로 예년보다는 부진한 편이나 권혁(3승4패17홀드)과 정현욱(4승4패13홀드) 두 좌우 방패가 맹활약 중이다. 삼성은 세이브 요건을 채운 중간 투수에게 주는 홀드에서 37개를 기록, 전체 1위를 달린다.
어깨 회전근 통증으로 2군에 간 안지만이 복귀하는 후반기부터 불펜은 더욱 강해진다. 루넬비스 에르난데스 대신 새로 삼성 유니폼을 입을 외국인 투수가 선발 몫을 잘해준다면 '지키는 야구'로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로이스터-선동열 지략 대결
로이스터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머리 싸움도 볼만하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근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좌, 우타자를 골라 배치하는 '플래툰시스템'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좌투수가 나오면 우타자 전준우, 정보명을 중용하고 우투수가 나오면 왼손 타자 박정준, 박종윤을 기용하는 식이다.
'못보던 갈매기'들이 로이스터 감독의 맞춤형 전략을 잘 따라주면서 타선 응집력이 좋아졌다. 어설픈 실수로 무너지는 게임이 사라져 어부지리를 누렸던 다른 팀들은 요즘 어려움을 느낀다.
선 감독도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 등 지난해 성장한 아기 사자 3인방이 올해 고전하자 가차없이 2군에 보냈고 그래도 성적이 신통치 않자 타순을 조정해 원하는 답을 얻었다.
선 감독은 지난달부터 중심 타자 최형우를 2번에 기용했고 타율 0.250대에 머물던 최형우는 부담을 떨쳐낸 듯 맹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0.281까지 끌어올렸다. 홈런(11개)과 타점(38개)도 덩달아 올라 지난 주말부터 5번에 복귀했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선 감독이 원래 공격적인 2번 타자를 좋아한다. 최형우도 2번에서 스트레스를 풀면서 감각이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방망이는 믿을 수 없는 만큼 양팀 감독의 타순을 짜는 능력도 상승세에 큰 영향을 끼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