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잡은 투혼’ 이용규, 사직서 날았다

입력 2009.07.28 (22:04)

수정 2009.07.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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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감각을 찾았습니다”

화려하게 컴백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영웅 이용규(24.KIA 타이거스)가 사직벌을 휘감았다.
이용규가 유명해진 것은 지난 3월 WBC 결승 일본과 경기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유격수 나카지마의 무릎에 헬멧이 부서지면서도 벌떡 일어선 투혼 덕분이었다.
WBC 2라운드 일본과 승자전에서도 새끼 손가락 염좌라는 진단을 받고도 끝까지 뛰어 악바리 근성을 보여줬다.
나이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콧수염 탓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테이블 세터 이용규는 WBC 기간 한국 야구의 투혼을 상징하는 타자가 됐다.
누구보다 잔뜩 기대를 부풀리고 올 시즌을 맞았던 이용규는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중상을 당하고 그라운드에서 실려 나갔다.
개막 3번째 경기로 지난 4월7일 광주에서 열린 SK와 대결에서 펜스에 부딪혀 오른쪽 발목 복사뼈가 부러졌다. 철심을 박는 수술까지 받고 3개월 넘게 절치부심해야 했다.
전반기 막바지에 돌아온 이용규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복사뼈 쪽에 굳어진 근육이 풀리는 데도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102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터라 감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용규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때리고 4타점을 쓸어담았다.
첫 타석에서 롯데 송승준에게 선 채로 삼진당한 이용규는 두 번째 타석에서 빗맞은 3루수 앞 내야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타석에서는 빨랫줄 타구로 롯데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이용규는 "두 번째 타석 안타는 운이 좋았다. 세 번째는 몸쪽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밋밋한 포크볼이 들어와 노려쳤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컴백한 이용규는 복귀하자마자 이날 경기까지 15타수 7안타(타율 0.467)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타율도 어느새 0.360으로 끌어올렸다.
이용규는 "타격 감각이 좋지 않아 티배팅에 집중했는데 감을 회복했다"며 "오랜 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이제 역할을 해내야 겠다"며 후반기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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