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두산, 2위 복귀에 초점

입력 2009.09.01 (09:39)

수정 2009.09.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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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주일 전만 하더라도 KIA에 정규리그 1위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이제는 2위를 되찾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있는 두산 선수단 표정은 요즘 어둡다.
두산은 지난 달 24일까지 희망을 가득 품은 채 2위를 달렸다. 3위 SK에 2경기 앞선 두산은 KIA를 4경기 차로 추격하며 1위에 복귀하겠다는 꿈을 불태웠다.
하지만 '운명의 5연전'을 거치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란히 선두권에 포진한 SK, KIA와 5차례 연속 맞붙어 총력전을 펼쳤으나 5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KIA와 지난 달 28∼30일 3연전이 뼈 아팠다. 모든 전력을 동원해 3연전에 맞섰으나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 달 26일 SK와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힘을 비축했다. 3연전 전날인 27일에는 투수력을 아끼려고 후안 세데뇨, 금민철 단 두 명의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군으로 내려 보냈던 중간 계투 이재우도 27일 1군으로 불러올렸다.
하지만 3연전에서는 장기인 기동력은 보여줬지만 이기지는 못했다. 불펜진 등 허약한 마운드 탓이었다.
두산 마운드는 3경기 동안 무려 26점이나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으로 따지면 8.7점이나 된다.
28∼29일에는 1회에 일찌감치 3점을 내주면서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3연전 직전 "먼저 점수를 허용한 탓에 KIA와 경기는 어려웠다.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우리가 선취점을 뽑아야 한다"고 다짐했으나 허사가 된 셈이다.
28일 두산은 KIA가 점수를 뽑으면 공수교대 후 곧바로 1∼3점씩 내며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하지만 7-9로 뒤진 8회 김상현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는 등 4점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29일에는 일방적으로 끌려 다녔고 30일에는 1-0으로 앞서다가 8회 장성호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한 번에 6실점했다.
SK, KIA와 5연전 동안 선발진은 5이닝을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 30일 세데뇨만 5이닝 동안 무실점했을 뿐 다른 날에는 적게는 2이닝에서 많게는 5⅓이닝까지 6실점했다.
게다가 고창성(K), 임태훈(I), 이재우(L), 이용찬(L)으로 이어지는 불페진인 'KILL 라인'이 무너졌다.
임태훈은 어깨에 부하가 걸려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이용찬은 28일 8회 김상현에게 쐐기 홈런을 내줬고, 이재우는 30일 장성호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중요한 순간에 비틀거렸다.
중심 타선도 침묵했다. 김현수는 5연전 동안 21타수 3안타(타율 0.143)에 그쳤고, 최준석은 15타수1안타로 부진했다.
김동주는 종아리가 아파서 30일 경기에는 나서지도 않았다. 고영민, 이종욱 등 테이블 세터들이 맹활약했지만 '발야구'로 승부를 뒤집기는 무리인 상황이었다.
정규리그 1위 도전을 사실상 포기한 두산은 이제 2위 복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IA와 3연전 마지막 날에 3선발인 크리스 니코스키를 투입하려다 1일 한화 경기로 돌린 게 좋은 예다.
두산은 멀리 따돌렸다고 생각한 4위 롯데에 4.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산이 남은 경기에서는 최근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저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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