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보직 파괴로 난국 뚫는다!

입력 2009.09.04 (11:04)

수정 2009.09.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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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위까지 넘봤던 두산이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불펜진을 비롯해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2위 SK에 3.5경기나 뒤진 3위로 주저앉았다.
다급해진 두산이 배수의 진을 쳤다. 기존 투수들의 고정 보직을 해체하고 마운드의 총력전으로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각오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3일 SK와 경기에 앞서 "앞으로 투수의 고정 보직은 없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이용찬을 선발로 쓸 수 있고, 선발 홍상삼은 중간계투로도 등판시킬 것이다. 다른 투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홍상삼을 불펜에 대기시켰다가 경기에 투입했다. 금민철, 고창성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또 붙박이 마무리로 뛴 이용찬을 세이브 상황이 아님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이용찬은 3-6으로 뒤진 7회 등판해 2⅓이닝을 던졌다.
김 감독은 총력전을 펼쳐서라도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마운드에 부하는 더 심해지겠지만, 순위 다툼으로 중요한 시기인 만큼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계산이다.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2일 한화경기에서는 투수를 8명이나 쏟아붓기도 했다.
하지만 3일 경기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올시즌 처음으로 중간계투로 나선 홍상삼은 4타자를 상대하면서 3실점했다. 안경현에게 2점 홈런을 맞는 등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잡지 못한 채 패전투수가 됐다.
이용찬도 4실점(3자책)했다. 7, 8회는 그럭저럭 잘 버텼으나 9회에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용찬이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앞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격려했지만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마운드 운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5회 이상 던져주는 선발 투수가 부족한 탓에 중간 계투에 의존하며 근근이 버텼다.
하지만 시즌 막판 고창성(K), 임태훈(I), 이재우(L), 이용찬(L)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페진인 'KILL 라인'이 무너졌다. 연일 던져 대던 임태훈은 팔꿈치에 무리가 와 지난달 22일 삼성과 경기 후 1일 한 차례만 등판하며 사실상 '휴업' 중이다. 이재우도 잇따라 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투수 자원이 부족한 김 감독으로서는 마운드 보직 파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1위 KIA와 4경기 등 험난한 일정이 남은 두산이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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