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7연승 기록 ‘토털 야구’의 부활

입력 2009.09.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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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게리 글로버까지 구원 등판을 자청했다. 연승 신기록과 극적인 역전 1위를 향한 막판 추격전에는 토종과 외국인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SK 와이번스가 프로야구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맞아 1,2회 5점이나 뽑고 승부를 갈라 7-4로 이기고 지난달 25일 두산과 경기부터 시작한 연승을 '17'로 늘렸다.
SK는 1986년 종전 최고인 16연승을 달렸던 삼성을 제물로 23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우고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16일 LG와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통한의 폭투 탓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선두 주도권을 KIA에 내줬지만 SK는 이달에 열린 13경기에서 12승1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에이스 김광현과 안방마님 박경완이 각각 손등과 아킬레스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 SK는 조직력에서 더 강해진 모습을 찾아 포스트시즌에서 3년 연속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띄엄띄엄 있는 일정도 SK 연승 행진에 한 몫 했지만 지난 2년간 SK를 최강의 반열에 오르게 한 토털 야구의 부활이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부 덤비는 SK 야구가 서늘한 가을 바람을 타고 다시 시작된 것이다.
불펜에 승부수를 띄운 김성근 감독은 고효준, 이승호, 정우람, 전병두로 이어지는 보기 드문 왼손 계투진을 짰고 효과적인 투구로 각 팀의 공격을 봉쇄했다.
왼손 4명 중 탈삼진 능력이 가장 좋은 고효준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맹활약했고 체인지업과 면도날 슬라이더, 강속구를 뿌린 전병두는 마무리로 완전히 제자리를 찾아 불펜의 안정을 가져왔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서 안정을 찾은 뒤 타선 변화로 득점력을 높였다.
박재홍을 1번으로 돌리고 3번에는 찬스를 만드는 능력과 해결하는 능력을 겸비한 정근우를 투입했다.
4번에는 좌, 우투수에 따라 김재현과 이호준을 번갈아 기용하면서 답답했던 공격의 물꼬가 터졌다.
살림꾼 박재상과 박정권이 중심 타선 연결 고리에서 제 몫을 해줬고 나주환과 최정이 쏠쏠한 한 방으로 사기를 높였다.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SK 특유의 지뢰밭 타선이 구축된 셈.
KIA가 1승만 보태면 한국시리즈 직행이 확정되나 SK의 추격이 거센 만큼 압박효과가 자못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무서운 추격 기세는 2007년 정규 시즌 막판 14경기에서 13승1패를 거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타이브레이크까지 이겨 1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 비슷하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연승에 대한 특별한 소감은 없다. 항상 우승을 향해 싸워왔다. 내일까지 희망이 있는 것 아니냐"며 연승 신기록보다 역전 1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SK는 24일 쉬고 1위 KIA는 이날 군산구장에서 히어로즈와 경기를 벌인다. KIA가 만약 패하면 2위 SK와 승차는 다시 반게임으로 줄어 선두 경쟁은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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