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비바 리우’ 남미 첫 올림픽 유치

입력 2009.10.0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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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미항 리우데자네이루가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는 3일(한국시간) 새벽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벌어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1차 총회에서 강력한 라이벌 스페인 마드리드와 일본 도쿄, 미국 시카고를 차례로 따돌리고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리우데자네이루는 IOC 출범 122년만에 최초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
지구촌 6대륙 중 이제 아프리카가 유일하게 올림픽을 열지 못한 대륙으로 남았다.
이날 1차 투표에서는 마드리드가 28표로 깜짝 1위를 차지했고 리우데자네이루가 26표, 도쿄가 22표인 반면 시카고는 18표에 그쳐 탈락했다.
2차 투표에서는 시카고 지지표가 단연 리우데자네이루로 몰리면서 46표를 얻어 선두로 치고 나갔고 마드리드는 29표, 도쿄 20표에 그쳤다.
마지막 결선투표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가 66표를 획득, 32표에 그친 마드리드를 가볍게 제압하고 개최지로 최종 낙점됐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를 진두지휘한 리우데자네이루는 2년 전 유치 경쟁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를 기점으로 올림픽운동 전파를 위해 남미에서 첫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즈음 브라질은 제3세계 국가로는 파격적인 2억1천만달러에 IOC와 올림픽 중계권 계약을 체결, IOC 위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이날 개최지 투표에 앞서 열린 후보도시 프레젠테이션에는 룰라 대통령을 비롯해 축구황제 펠레, 국제축구연맹(FIFA) 전 회장이었던 후앙 아벨란제가 참석해 IOC 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었다.
특히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이 있다면 브라질에는 룰라 대통령과 내가 있다"고 큰소리쳤던 펠레의 높은 인기와 룰라 대통령의 지명도가 리우데자네이루의 득표에 적지않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리우데자네이루는 2년전 팬아메리카대회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펠레와 룰라 대통령의 활약에 힘입은 브라질은 2014년 축구 월드컵에 이어 2016년에는 올림픽까지 치르게 돼 일약 세계스포츠의 메카로 떠올랐다.
반면 윌리엄 힐 등 스포츠베팅업체들이 1위로 꼽았던 시카고가 가장 먼저 탈락한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 IOC 총회에 직접 참석해 올림픽 유치를 설득했지만 IOC 위원들은 냉담하게 돌아서고 말았다.
시카고가 1차투표에서 최저표에 그친 원인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와 IOC의 심각한 마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USOC는 TV 중계권료와 마케팅 수입을 놓고 IOC와 잦은 갈등을 겪었고 최근에는 IOC와 별도로 올림픽방송국 설립을 추진해 IOC 위원들의 분노를 샀다.
미국은 2012년 유치 경쟁에서 뉴욕이 탈락한 데 이어 시카고마저 최저표에 그쳐 적지않은 충격에 빠질 전망이다.
도쿄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가졌지만 표심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최하위로 예상됐던 마드리드가 결선투표까지 오른 것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명예위원장의 영향력으로 판단되고 있다.
1980년부터 2001년까지 21년간이나 IOC위원장으로 군림했던 사마란치 명예위원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내 나이 89세로 내 시대의 끝에 아주 가깝게 와 있다. 내 조국이 영광스러운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동료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해 적지않은 동정표를 얻었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유럽에서 올림픽 개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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