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아동 성범죄 무관용 처벌

입력 2009.10.11 (10:13)

수정 2009.10.11 (10:54)

<앵커 멘트>

최근 입에 담기도 끔직한 아동 성폭력 사건으로 온 국민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만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아동 성범죄가 많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범죄자들에게 보다 강력한 처벌과 함께 재발 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이들도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단호한 응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충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7년 여름, 프랑스는 한 아동 성범죄자 처벌 문제를 놓고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모두 세 차례에 걸친 아동 성범죄 전력으로 '교정할 수 없는 아동 사냥꾼'이라고 불렸던 당시 61살의 프랑시스 에브라드, 18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한 이 남성이 출소 한 달 만에 5살 어린이를 납치해,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론은 허술한 범죄 예방 시스템을 질타했습니다. 애초에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물론, 수감 당시 교도관, 동료 죄수 등 주변 사람 대부분이 재범 가능성을 예상했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석방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피해자 아버지: “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처럼 괴물같은 사람이 다시 거리를 활보할 수 없도록 더 엄격해야합니다”

이후 프랑스는 유사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해마다, 성범죄자를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범죄자의 전자 발찌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화학적 거세나 호르몬 치료도 대책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형기를 마쳤다해도 의료진으로부터 사회 복귀 불가 판정을 받으면 격리된 교도소 병원에서 계속 수용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사르코지(프랑스 대통령): “아동 성폭행범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영국도 지난 2000년 아동 성폭행범이 출소 후 3주만에 아동을 납치 살인하는 비슷한 사건이 벌어진 뒤,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출소하면 72시간 내에 관할 경찰서에 이름과 거주지를 신고해야합니다. 또 성범죄자 조회 제도도 도입해 자녀 주변에 있는 사람이 성범죄 전력이 있는지부모가 직접 조회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권을 중시하는 유럽도 이처럼 아동 성범죄만큼은 강력하게 처벌합니다. 한 낮에도 컴컴한 다리 아래, 낡은 천막과 버려진 가재도구가 널린 이 곳은 격리된 성범죄자들의 마을입니다.

<녹취> 성범죄자 음성: "1제곱미터 방입니다. 침대, TV 가 여기 있구요. 거울도 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주가 성범죄자들은 어린이들의 750 미터 이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해 머물곳이 없어진 이들이 마실 물도 없는 이곳에 정착한 겁니다. 아예 숲으로 추방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감시 공무원들까지 보내는 주가 있는가 하면,

<녹취> 성범죄 추방자 : "식당에서 일하고 싶어도 유치원이 바로 옆에 있으면 일할 수 없습니다."

아동 성범죄자의 집 앞에 '이 집에는 성범죄자가 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간판을 꽃아놓고,
재범자에겐 무조건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주도 있습니다.

또 아동 성범죄자를 상대로 사형도 선고하는 플로리다에서는 이른바 '제시카 법'이라는 보다 강력한 법이 있습니다. 아동 성범죄 희생자의 이름을 딴 이 법은 아동 성폭행범에게는 최저 25년형을 선고하고, 출소 뒤에도 평생 전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도록 합니다.

경찰관이 아동 성범죄자의 신체 특징과 사진 등 신상 정보를 성범죄자의 이웃에 알려주는 `성범죄자 석방 공고' 제도를 미국 전역에서 시행하는 등, 미국은 성범죄자를 어린이들로부터 원천적으로 격리시키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아동 성범죄를 고쳐지지 않는 병적 현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또다시 교도소에서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의 성범죄가 발생한 프랑스, 급기야 집권 중도우파 정치인들이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화학적 거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1 야당인 사회당의 여성 대권 주자였던 세골렌 루아얄 역시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성범죄자의 성적 욕구 자체를 근본적으로 제거해 범죄 재발을 막자는 겁니다.

<인터뷰> 줄리아 시엠스카(학생): “제 생각에 화학적 거세는 좋은 방법입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과는 다른 근본적인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실제로 영국과 독일, 스위스 등 몇몇 국가들이 화학적 거세를 도입했지만 집행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범죄자 본인이 동의해야하기 때문인데, 폴란드가 최근 강제적인 화학적 거세를 도입하고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15살 난 친 딸을 성폭행해 두 아이를 출산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총리 주도로 화학적 거세를 강제하는 형법 개정안을 내놓은 겁니다.

<녹취> 투스크(폴란드 총리): "폴란드에 범죄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화학적인 거세를 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를 원합니다.“

법안은 현재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표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선 시민들이 5살 난 딸을 아동 성범죄자에게 잃은 한 아버지와 함께 거리로 나왔습니다. 형량을 30년 이하로 규정한 스페인 법을 바꿔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모르가데스(아동보호 상담원): “(아동 성범죄자 종신형 선고) 문제는 이미 공론화됐습니다. 국회와 정치인들, 기관을 압박해야합니다.”

아동 성폭력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때문에 끔찍한
아동 성범죄를 경험한 세계 각국은 하나같이 강력한 처벌책을 내놓습니다. 사생활의 자유는 물론 주거의 자유나 인권까지 제한하는 대책이 허다합니다.

아동 성범죄자의 인권을 무제한적으로 제한하고 처벌을 극단적으로 강화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두 번 다시 같은 사건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는 바람이 모든 시민들의 마음 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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