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는 우승, 겨울 여왕 ‘보약’

입력 2009.11.16 (08:20)

수정 2009.11.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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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험이었다"
3개 대회 연속 그랑프리 대회 200점대 돌파를 목표로 했던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대단한 도전이 컨디션 난조로 벽에 부딪혔지만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확실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막을 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를 맞아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역대 최고점(76.28점)을 세웠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너지면서 111.70점을 받아 총점 187.98점으로 우승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레이철 플랫(미국.174.91점)에 13.07점이나 앞서는 완승이었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던 김연아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 점수였다.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총 7개의 점프 과제 가운데 3개의 점프(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 트리플 러츠)에서 감점을 받았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3점)는 가산점이 '0'였다.
게다가 실패한 3개의 점프는 모두 김연아 필살기로 삼는 점프여서 타격이 크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로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무려 2.2점의 가산점을 이끌어낸 기술이었지만 이날은 첫 번째 점프의 착지부터 흔들리며 연결 점프마저 2회전에 그쳤다. 심판들은 -2점의 감점을 줬다.
더불어 연습 때부터 흔들렸던 트리플 플립은 아예 넘어졌고, 점프 난조 속에 단독 트리플 러츠마저 회전수 부족에 따른 착지 불안으로 1회전 처리되는 극악의 상황까지 경험했다.
그나마 가산점을 제대로 챙긴 점프는 더블 악셀(가산점 1.2점)과 트리플 살코우(가산점 0.4점),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산점 1.2점) 등 3개뿐이었다.
이 때문에 프리스케이팅의 기술점수(TES)도 51.18점에 그쳤다. 지난 2006-2007 시즌 시니어 대회 데뷔전이었던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때 51.60점보다도 못한 역대 시니어 무대 최저점수였다.
하지만 김연아의 "좋은 경험"이라고 평가하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극한의 상황에서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점검할 기회여서다. 말 그대로 '예방주사'를 확실히 맞은 셈이다.
김연아는 첫 점프 과제부터 실수를 했지만 3개의 스핀 과제 가운데 2개를 최고난도인 레벨 4로 연기했고, 연기 막판 체력이 달리는 상황에서도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뛰어 1.20점의 가산점까지 얻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최악의 컨디션이었지만 스스로 몸을 조절하면서 결국 180점대 성적을 유지했던 것만으로도 유익한 경험을 했다는 게 김연아 스스로의 평가다.
김연아는 "점수에 대한 부담과 체력저하로 긴장이 많이 됐고 컨디션도 지난 1차 대회보다 못했다"라며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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