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노조 설립’, 압도적 지지

입력 2009.12.02 (17:38)

수정 2009.12.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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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투표에서 찬성 188표, 반대 17표..압도적 지지



KBO 및 8개 구단과 마찰 불가피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투표로 노동조합 설립안을 가결했다.



선수협회는 2일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8개 구단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차 정기 총회를 열어 노조 설립을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 30여분 간 투표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참석인원 273명 중 205명이 투표해 찬성 188표, 반대 17표 등 91%의 압도적인 지지로 노조 설립안을 통과시켰다.



8개 구단 중 삼성과 LG 선수단 68명은 총회에 참석했지만 투표에는 불참했다.



손민한(34.롯데) 선수협회 회장은 "오늘 결과로 프로야구에 발전이 있을 것이다. 협회는 노조 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 개개인이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게끔 노력할 것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최고 인기가 있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노조 설립 진행 일정은 세우지 못했다. 각 구단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일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협회는 정관에 재적회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총회를 개회하고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고 정했다. 선수협회가 밝힌 재적회원은 신고선수 포함 530명 정도다.



지난 4월27일 노동조합 결성 추진을 선언한 선수협회는 이후 시즌 중 총회를 열어 노조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구단 선수들의 반대로 시즌 후로 일정을 미뤘고 이날 결국 뜻을 관철했다.



선수협회가 노조 설립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이를 반대해 온 8개 구단 및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과 LG 선수단은 투표 중에도 따로 구단별 회의를 열고 투표 참가 방식 등을 논의했고 자율 투표에 맡기기보다 구단 전체적으로 투표를 안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2년 임기의 회장으로 재추대된 손민한 회장은 "삼성과 LG 선수단이 투표에 불참한 건 아쉽지만 그 또한 본인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기에 강압적인 결과는 아니다. 총회에 참석한 인원과 투표 응한 선수 숫자만 보더라도 노조 설립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팀 때문에 노조 설립을 못 하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개인적, 자발적으로 노조에 동참할 수도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반대파에도 문호를 열어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 회장은 "선수협회 회장으로서 지난 2년간 구단과 KBO를 상대로 대화의 창구를 두들겼다. 선수들이 원하는 안건도 KBO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다. 선수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노조 설립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를 반대해 온 8게 구단과 사실상 정면 충돌을 선택한 손 회장은 "선수협회 집행부가 나서서 노조에 참가한 선수들이 절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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