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만 상대?’ 태극호, 강팀 주사 절실

입력 2010.01.19 (11:43)

수정 2010.01.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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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더라도 강팀과 대결을 통해 배워나가야 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때 아시아 국가들과 맞붙는 강팀들과 평가전을 잡아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과 핀란드 간 평가전이 열린 19일 대한축구협회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인 `축구발언대’에 올라온 한 축구팬의 설득력 있는 목소리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수비수 오범석(울산)과 이정수(가시마)의 연속골로 북유럽의 `복병’ 핀란드를 2-0으로 꺾고 새해 첫 A매치 승리로 자신감을 충전했으나 뒷맛이 썩 개운하지는 않았다.



평가전 상대인 핀란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5위로 한국(52위)보다 세 계단이나 낮고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이라는 때문만은 아니다.



핀란드는 월드컵 유럽예선 4조에서 5승3무2패(승점 18)로 독일(승점 26)과 러시아(승점 22)에 밀려 3위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독일과 두 차례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정도로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과 평가전에는 유럽 무대에서 뛰는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거의 빠졌다.



한국으로선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그리스를 대비한 리허설 성격의 평가전이었음에도 강한 체력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팀과 맞붙었다는 것 말고는 큰 소득이 없었다.



핀란드는 경기 초반에는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이후에는 한국의 공세에 휘말려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이 본선 경쟁력을 높이려는 상대로는 2%가 부족했다.



허정무호가 22일 맞붙을 라트비아도 사정이 핀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라트비아는 FIFA 랭킹이 45위로 한국보다 높지만 유럽예선 2조에서 스위스, 그리스에 밀려 3위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기대했던 적수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스페인 말라가로 이어지는 20여일의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대표팀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들이 2009-2010 시즌이 진행 중이어서 빠져 국내파 위주로 구성했다.



100% 전력이 아닌 상태이기 때문에 강팀과 경기가 부담스럽고 본선 진출국들도 주축 선수들의 참가가 쉽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은 최근 북한과 본선 조별리그에 짜인 포르투갈, A조의 강호 프랑스와 평가전을 잇달아 치르기로 했다. 한국 대표팀으로선 3월3일 A매치 데이에 본선 진출국인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맞붙는다. 한국의 본선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겨냥해 좋은 모의고사 상대지만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 분수령이 그리스와 1차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팀과 맞대결 좌절은 아쉽다.



축구협회는 가삼현 전 사무총장과 고승환 전 대외협력국장이 현대로 복귀하는 바람에 A매치 교섭 등에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여지가 줄었다.

이 때문에 협회는 A매치 조정을 영국의 스포츠에이전트사인 캄(KAM)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그나마 대표팀이 5월 국내 고별전 때 남미팀, 월드컵 본선에 오른 유럽 진출팀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르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5월 중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릴 평가전 상대로는 톱시드의 잉글랜드, 스페인, 네덜란드를 포함해 유럽 강호들이 거론되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직전 잉글랜드, 프랑스 등 강호들과 맞대결로 경쟁력을 높여 4강 진출 쾌거의 디딤돌을 놓았다.



한국은 역대 8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팀과 18차례 맞붙었으나 안방에서 2002년 한.일 대회 때 4승2패를 거둔 걸 제외하면 원정에선 단 한 차례 승리 없이 4무8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허정무호가 유럽 강팀과 전초전으로 그리스를 대비한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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