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쉐-자오훙보, ‘3전 4기’ 금 한풀이

입력 2010.02.16 (16:27)

수정 2010.02.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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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지 3년 만에 빙판에 복귀한 중국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베테랑 선쉐(31)-자오훙보(36)가 '3전 4기'끝에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쉐-자오홍보는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39.91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6.66점)를 더해 216.57점으로 1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3위 팡칭(31)-퉁지안(31.이상 중국)이 213.31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세계랭킹 1위 독일의 알리오나 사브첸코(26)-로빈 졸코비(31)는 3위에 올랐다.

1992년부터 호흡을 맞춘 선쉐-자오훙보는 중국 페어스케이팅의 자존심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사상 처음 중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고, 그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중국에 피겨스케이팅 페어 금메달을 안기며 중국의 전성시대를 활짝 연 주인공이다.

선쉐-자오훙보는 2005년 자오훙보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잠시 빙판을 떠나야 했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복귀해 동메달을 따내고, 2007년 동계아시안게임과 그해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고 화려하게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 은퇴 뒤에는 결혼식을 올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듯했지만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3차례 올림픽에 나가 동메달 2개를 따내는 데 그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위해 3년 만에 현역 복귀를 선언한 선쉐-자오훙보는 이번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 이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상승세를 안고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나선 선쉐-자오훙보는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마지막 남은 목표까지 이뤄냈다.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라 20개팀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연기를 펼친 선쉐-자오훙보는 첫 과제인 트리플 토루프(기본점 4점)부터 1.8점의 가산점을 챙기며 산뜻하게 연기를 시작했다.

선쉐-자오훙보는 이어진 더블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기본점 5.6점)부터 네 번째 과제였던 데스 스파이럴(레벨4)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해내며 가산점 행진을 벌였다.

다음 과제였던 더블 악셀 리프트에서 실수를 해 1.4점이 깎이고 말았지만 바로 평정심을 회복한 선쉐와 자오훙보는 나머지 연기를 실수 없이 처리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오늘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한 선쉐는 "스케이트를 계속 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제는 아기를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앞으로 결혼생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회를 앞두고 선쉐는 "2007년 남편이 올림픽 금메달 욕심에 복귀하고 싶어하기에 결혼이 먼저라고 못을 박았다"며 결혼 뒷이야기를 공개한 바 있다.

자오훙보 역시 "그동안 대회에서 우승해 국가가 울려퍼질 때마다 '이게 올림픽이었으면'하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 꿈을 이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서른여섯의 나이에 금메달 꿈을 이룬 자오훙보는 3위를 동메달을 딴 사브첸코-졸코비에게 해줄 조언이 없느냐는 질문에 "서른일곱이 되기 전에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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