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프, 사상 최초로 ‘두 종목 출전’

입력 2010.02.16 (17:56)

14일(한국시간) 새벽 캐나다 밴쿠버 남쪽에 위치한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가 끝나자마자 한 선수가 5시간 뒤 열리는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황급히 짐을 챙겨 밴쿠버 동쪽의 퍼시픽 콜리세움으로 떠났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바쁜 선수'로 기억될 이 선수는 라트비아 대표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출전한 하랄드 실로프(23)다.



실로프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두 종목에 동시 출전했다.



쇼트트랙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지 8일 만에 다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 나서는 강행군을 치른 끝에 두 종목 모두 출전권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와 5,000m, 쇼트트랙 남자 500m와 1,000m, 1,500m 등 다섯 종목을 치른다.



이날 실로프는 쇼트트랙 1,500m 예선 세 경기를 치렀다. 이날 달린 거리만 9.5㎞에 달한다.



결국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는 20위, 쇼트트랙 1,500m에서는 전체 10위에 오르는 데 그쳤지만 실로프는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미쳤다'고 하지만 나는 그리 힘들지 않다. 쇼트트랙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한다는 마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치르면 된다. 실제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마치고 나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실로프는 앞으로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당장 18일에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결선과 쇼트트랙 1,000m 예선을 동시에 치러야 한다.



이후로도 21일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선, 25일 남자 쇼트트랙 500m 등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도 두 종류의 장비를 챙겨들고 밴쿠버 곳곳을 바삐 누비는 실로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임신 컬링 선수 "아이도 컬링했으면"=



캐나다 여자 컬링 대표팀에는 임신 5개월의 '예비 엄마'가 있어 화제다.



교체 선수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크리스티 무어(30)는 임신 초기였던 지난해 가을 대표팀 합류 요청을 받고 고심 끝에 출전을 결정했다.



무어는 "아직까지는 아기의 태동(胎動)도 크지 않고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아 경기에 나서기엔 문제가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무어 역시 자신의 아기와 마찬가지로 태중에 컬링 경기를 치러 본 경험자다.



컬링 선수였던 무어의 어머니는 무어와 오빠를 가진 몸으로 컬링 경기에 나섰다. 무어의 오빠를 낳기 1주일 전에도 컬링 경기를 치렀다고 한다.



무어는 "내 아이도 컬링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를 하는 남자친구는 아이가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아기의 선택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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