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과도정부, 안정 회복 주력

입력 2010.04.09 (19:09)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는 9일 반정부 시위과정에서 희생된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식을 거행하고 거리의 약탈자를 엄벌키로 하는 한편 대표단을 러시아에 파견하는 등 정국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주력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수도 비슈케크의 대통령 궁 앞 알라토 광장에서 약 1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8일 유혈사태 속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이 열렸다고 현지 한인회 최금봉 회장이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이날 소요 과정에서 불탄 차량 등의 잔해를 시민들이 치우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 약탈된 도심 상가는 여전히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유학생들은 생필품이 부족해 한국 대사관과 한인회에서 라면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최 회장은 전했다.

이와 함께 과도정부는 오는 10일을 희생자를 위한 추모의 날로 지정해 민심 수습을 꾀하고 있다고 키르기스 주재 서승열 대사대리는 말했다.

지난 8일 밤 약탈자들이 상가를 털면서 총격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나 과도정부는 약탈자에 대해 발포할 것을 경찰에 명령하는 한편 주민들이 자치대를 구성해 과도정부에 협력하고 있다고 또 다른 현지 교민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과도정부는 이날 회담을 위해 대표단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로 수도를 탈출해 남부 지역으로 도피한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은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과도정부의 사임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한편 이 나라를 떠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잘랄라바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은 시위대에 발포를 명령하지 않았다며 이번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은 현 과도정부를 장악한 야당 세력에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신 정부 세력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 자신은 전쟁을 예상하지 않고 있으며 "갈등과 내전을 예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반정부 시위에 외국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던 그는 러시아나 미국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입장을 바꿨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