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습도…구제역 바이러스 활동 최적 ‘비상’

입력 2010.04.20 (19:30)

구제역 내륙 확산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방역당국이 '따뜻한 날씨'라는 또 다른 변수와의 전쟁을 치르게 됐다.

따뜻한 봄날씨, 적당한 습도와 바람 등 지금 기상 상황이 구제역 전파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농림부 등에 따르면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 봄 기온은 공기를 통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를 활발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적정 기온은 33도 이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단백질이 주성분인 바이러스의 외피가 파괴되거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나치게 추운 겨울철에는 사람이나 동물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구제역 바이러스가 물리적 접촉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평균 기온이 11.5℃인 4월의 날씨(2009년 인천 기준)는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좋은 조건인 셈이다.

특히 4월 중순을 지난 이날 김포의 낮 최고기온은 21.1℃로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습도 역시 바이러스 전파에 중요한 요소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습도가 55~60% 가량 되면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김포와 가까운 인천 지역의 4월 평균 습도는 66.7%로 이 조건에 근접한다.

기온과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 적정 수준이어야 하는 것처럼 바람도 일정한 방향과 일정한 세기일 때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아진다.

바람이 적게 불면 바이러스가 옮겨갈 가능성이 적고 너무 세게 불면 바이러스가 동물에 붙는 흡착력이 떨어져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조건들 때문에 통계학적으로도 구제역은 봄과 가을에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지역에서 지난 9~10일 이틀 사이 5건이 발생한 이후 9일간 소강 상태를 보인 것도 이상저온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는 등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가정했을 때 요즘 같은 기상여건은 이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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