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육상, 세계 선수권 ‘리허설’

입력 2010.05.16 (08:39)

수정 2010.05.19 (07:51)

2005년 저스틴 게이틀린, 2006년 류샹, 2007년과 2008년 옐레나 이신바예바, 2009년 타이슨 게이.



지난 5년간 달구벌을 빛낸 트랙과 필드의 별들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염원하며 출범한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올해부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하는 '월드챌린지 미팅(WCM)'으로 격상했다.

다이아몬드 리그보다는 낮은 등급이지만 과거 그랑프리 대회 수준이다.



작년까지는 유명 선수를 초청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지만 대회 등급이 높아지다 보니 A급 선수들이 '제발로' 뛰겠다며 출전 레터를 보내오기도 했다.



오는 19일 오후 7시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대구국제육상대회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내년 8월27일~9월4일)의 총 예행연습이다.



이번 대회는 특히 KBS가 3D 입체화면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 3D TV 시범방송이 송출된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의미가 큰 이벤트이다.



◇사실상 마지막 리허설



내년 5월에도 이 대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본 대회를 1년여 앞두고 국제 육상계는 물론 해외 취재진에게 대구의 '총체적 운영능력'을 검증받는 소중한 기회다.



IAAF 기술대표(TD)와 도핑 전문가에다 프레스 평가단까지 방한한다. 2005~2009년 대회 때도 IAAF 관계자들이 더러 왔었고 평소에도 여러 번 실사를 받았지만 대회를 열면서 총체적으로 '모의고사'를 보는 것은 마지막이다.



우선 6만6천422석의 대구스타디움을 채우는 것이 일차적 관건이다. 조직위는 4만4천명을 목표로 잡았다가 예매 실적이 좋아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문동후 대구국제육상대회 조직위원장은 "동원 관중이 아니라 전 좌석 유료 관중으로 스탠드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는 경기 운영과 도핑, 시상, 선수 인터뷰까지 대회 전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돼야 한다. 대구스타디움에는 상황실, 경기결과처리소, 선수대기실, 선수통제실, 심판실, 워밍업실, 라커룸, 용기구실 등 각각의 기능을 갖는 20개의 방이 있다.



각 방에 투입되는 인력이 '톱니바퀴 조직력'을 발휘해야 매머드 이벤트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



◇세기의 대결이 달구벌을 흥분시킨다



이번 대회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볼트가 올 시즌 처음 100m 레이스를 뛴다는 사실이다.



볼트는 그동안 200m와 400m계주, 300m 이벤트 레이스 등을 뛰었지만 100m는 뛴 적이 없다. IAAF 홈페이지의 2010년 100m 톱 리스트에 볼트의 이름은 아직 올라 있지 않다.



작년 대회에서 타이슨 게이(미국)는 9초94를 찍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1년 만에 국내에서 9초대 레이스를 재현했다. 하지만 서울올림픽 때 칼 루이스의 우승 기록(9초92)과 삭제된 벤 존슨의 기록(9초79)을 넘지 못했다.



볼트가 국내 트랙 최고 기록을 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볼트는 9초79보다 빠른 기록을 이미 5개나 보유하고 있다.



승부는 여자 100m가 진짜배기다. 현존하는 최고 여자 스프린터 카멜리타 지터(미국.10초64)의 아성에 자메이카가 자랑하는 베로니카 캠벨(10초85), 샤론 심슨(10초82)이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캠벨은 초청대회로는 이례적으로 1주 전에 입국해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남자 110m 허들에는 베이징올림픽 금.은.동메달리스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 데이비드 페인, 데이비드 올리버(이상 미국)에다 세계랭킹 5위까지 톱 랭커가 총출동한다.



여자 해머던지기에도 '지존' 아니타 볼다르치크(폴란드)와 원조 해머여왕 타티아나 리센코(러시아), 2007년 세계챔피언 베티 하이들러(독일)가 3파전을 벌인다.



◇한국 육상 미래를 보자 



깊은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은 14일 창원에서 끝난 전국종별대회에서 희망을 봤다.



임희남(광주시청)이 100m에서 역대 5위인 10초42를 찍은 데 이어 박봉고(구미시청)와 여호수아(인천시청)가 200m에서 역대 4위인 20초97을 찍었다.



장재근 대한육상연맹 트랙 기술위원장은 "선수들 개개인이 최고기록을 낸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여자 100m 허들에서 한국기록(13초03)과 동시에 올 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을 낸 이연경(안양시청)의 상승세도 눈부셨다.



장대높이뛰기 임은지(부산연제구청)와 진민섭(부산사대부고)은 이탈리아 포미아에서 받은 '과외수업 효과'를 봤다. 이제 우리 대표선수들이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견줘봐야 할 때다.



2005~2009년 대회에서는 이정준(남자 110m허들), 최윤희(장대), 강나루(해머), 정순옥(멀리뛰기) 등이 한국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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